‘젤리장수 다로’는 특이한 코드를 가진 작가 김민희의 판타지 만화다. 제목처럼 젤리 상권에서 성공하려고 발버둥치는 다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분위기는 대충 전작인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를 떠올리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젤리장수 다로 1권 표지

장점은 무엇보다 재밌다는건데, 그건 코미디로써 그런것은 아니다. 은근한 코미디가 작품 전체에 깔려있긴 하지만, 그 자체로 웃을 수 있는 장면은 없었거든. 표지엔 ‘개그 판타지’라고 써놨지만,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다른걸 찾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다. 이 만화는 실제로는 코미디라기보단 다로의 성장물이면서 또한 모험물에 가깝다.1

이 만화의 진짜 재미는 그냥 ‘이야기 그 자체’에 있다. 과거에 한번 얍실함으로 성공했었던 상인이 얍실하지 않으면서도 성공하려고 발버둥치는거나, 그 와중에 여러 인물들을 만나 벌어지는 일, 또 그 각자의 이야기들 그 모든게 다 흥미롭고 재밌다.

아쉬운건 끝이 별로라는거다. 이제 중간쯤 온거 같은데 갑작스레 끝나버리거든.

그야, 사실상 작품내에 나오던 여러 갈등요소가 어느정도 해소된건 맞다. 장군의 일이라던가, 다로의 젤리 장사라던가, 인어라던가, 신대륙이라던가. 하지만, 그렇더라도 제대로 된 끝을 냈어야지. 마지막 에피소드마저 다른 에피소드처럼 계속 이어질 것처럼 하다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하니, 황당한 느낌도 든다. 다른건 다 좋았지만, 결말만은 역시 아쉬웠다고나할까.

깔끔한 결말을 원한다면 비추.

  1. 리디북스에서는 이 만화를 ‘순정’으로 분류해 놨던데, 대체 왜인지 모르겠다. 보통은 ‘코믹/명랑만화’로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