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툰! 짐승친구들’은 소위 ‘엽기’라고 하는 코드의 코미디 만화다.

표지

이 만화는 어떻게보면 좀 철지난 구식 코미디를 담은 것이다. 이전의 엽기 코드를 꽤 제대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의 엽기에 열광했던 사람이라면 사뭇 반가울만 하다.

반면에, 엽기에 전혀 경험이 없던 사람이라면 조금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야기 전개는 물론 표현까지도 다소 어이없고 황당하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보자면 말도 안되서 그렇다.

그러나, 그것은 조금 다르게 말하면 블랙 코미디처럼 복잡하고 사회적이며 논리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원초적인 웃음을 자아낸다는 것이기도 하다. 어디 애들의 놀이와 장난이 그렇게 말이 되고 논리적인 것이 있던가. 다소 황당해보이는 엽기 코드도 그렇게 보면 어느정도 이해할 만하다.

이것을 머리가 굵어져버린 다 큰 어른이 어느정도 계산으로 만들어낸 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성공이란 것이 어려운 장르이면서, 또한 때때로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작품이 나오기도 하는 것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만화는 꽤나 준수하게 잘 만들어진 편이다. 엽기물의 특징인, 처음 봤을 때 다소 거부감이 들고, 뭔 헛소리를 하느냐는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남아있으나 보다보면 그런 이상함에 익숙해지고, 그러다 말도안되는 시점에서 절로 웃음이 터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학적이고 자극적인 코미디 코드는 현대의 세련된 그것과는 잘 안맞지만, 원초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엽기 코드를 제대로 살렸다고 할 만하다.

전혀 별개의 개별 에피소드들을 그리면서도 나름 이어지는 흐름을 담은 것도 괜찮아서, 다음엔 또 무슨 황당한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하게 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