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비센테 사르미엔토(José Vicente Sarmiento Illán)’가 쓰고 ‘호세 안토니오 베르날(José Antonio Bernal)’이 그린 ‘스마트폰 나만 없어(Juan sin móvil)’는 현대인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스마트폰 남용을 그린 소설이다.

표지

스마트폰 남용이 현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는 아직 논란이 있는 주제다. 정말로 스마트폰 때문에 악영향이 남은 것인지, 아니면 여러 조건들이 겹치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전화번호 기억 문제다. 얼핏보면 단순히 스마트폰이 사람들에게서 기억능력을 뺏어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여전히 전화번호를 잘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는데다, 더 이상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들 역시 전체적으로 기억력의 하략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기억능력 자체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기억력을 다른곳에 쓰고있을 뿐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전화번호는 단지 더 이상 기억할 필요가 없어져 기억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비판과 옹호 의견은 모두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어느 한쪽이 옳다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인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저자는 그걸 좀 더 과장하고 부각해서 단점을 드러내 보였다. 그러면서도 단지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한 게 아니라 실제로 주변에서 은근히 느껴오던 께림칙한 것들을 담았기 때문에 아직 논란에 있는 이슈를 한쪽편에만 서서 얘기한 것 치고는 꽤나 공감이 잘 되는 편이다.

어쩌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라서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만큼 작은 것에 크게 반응하고, 순진하지만 그러면서도 또한 더없이 잔인한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그게 스마트폰 남용으로 인한 부정적인 면을 더욱 부각해서 보여주었다.

저자는 거기서 더 나아가 스마트폰 자체가 아닌 그를 통해 빠져있는 SNS 사용을 비판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꽤 뼈아픈 일침이다. 스마트폰 남용으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꽤 잘 짚고 넘어간다. 의외로 모르거나 별 생각없이 사용하는 사람(특히 어린이)이 많을텐데, 이 책은 그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다.

과장이 있는데도 책 속 사건들은 의외로 현실감이 있는데, 이는 저자가 이 이슈에도 관심이 있고 엔지니어 출신이라 관련 내용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미심쩍음을 남기는 면도 있지만, 유일하게 스마트폰이 없다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이야기보다 훨씬 과장되어서 좀 안맞아 보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삽화 역시 볼만하며, 챕터마다 관련 용어들을 정리한 것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꽤 완성도가 높은 책이었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