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더융(朱德庸)’의 ‘절대꼬마(绝对小孩) 1’은 개성넘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4컷만화 겸 에세이다.

표지

이 책은 대체로 4컷만화 형식으로 되어있다. 코미디를 그린 4컷만화가 대게 그렇듯, 이 책도 전체적으로 흐름이 있거나 내용이 이어지기보다는 각각마다 특정한 화두를 다루는 식으로 그려졌다.

보면서 감탄했던 것은 아이들의 모습을 꽤나 잘 그렸다는 거다. 황당한 짓을 하는 것이나, 생각이 엉뚱하게 튀는 것처럼 어른이되면서 잃어버린 아이들만의 악동같으면서도 때론 어른모지않게 영리한 것도 같은 특징들을 잘 담았다. 얄미운 짓을 해도 귀여운 아이들의 이중성도 잘 담겨서 미소지으며 볼 수 있다.

아이를 잘 모사했다고는 했으나, 사실 진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것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나름 어른이 된 현재의 내가 보기에 아이같다 느끼는 것이라서다. 그러니 정확하게는 어른 눈으로 본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책은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을 담은 코미디 만화다만, 조금만 다르게 보면 아이에 관한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서 아이를 되돌아 보며 만든 것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직접적으로 책의 일부분을 할애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두기도 했기 때문이다.

글도 만화처럼 전체적으로는 아이같은 성향을 띄고 있는데, 그 중 일부는 정말로 그렇다며 공감도 가며, 또 일부는 충분히 그런 면도 있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도 한다.

나름 진지한 고찰도 담겨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가벼운 편이라서 그저 코미디로 보는 것도 괜찮고, 자신의 아이시절을 되돌아 보거나 자신의 아이를 떠올리며 봐도 좋을 듯하다.

둥글둥글한 그림이나 파스텔톤의 밝고 따뜻한 색감도 발랄한 아이들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

책은 현재 3권까지 나와있는데, 1권을 꽤 재미있게 잘 봐서 다른 책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기대도 된다.

아쉬운 것은 번역이 썩 좋지만은 않다는 거다. 일반적인 문장은 무리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농담을 하는 부분은 그렇지 않다. 특히 언어유희를 사용한 것들이 그렇다. 이 점은 만화나 글 모두 마찬가지다.

언어가 다르면 당연히 그 뜻이나 발음을 이용한 유희도 다르다. 그러니, 100% 번역하기 어려운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대충 써둔다거나 주석을 충분히 달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일부는 당연히 알거라고 생각했는 주석이 없는가하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모르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써놓은 것도 있고, 어떤건 엉뚱한 말을 써놔서 주석으로서의 의미가 없는 것도 있다.1 중국어를 알면 원서를 보지 왜 한국어판을 보겠나. 어떻게도 적당한 번역이 없었다면, 차라리 한국에 맞게 현지화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1. ‘上空’이나 ‘X광’에 대한 주석이 그렇다. 줄여지지도 않고, 표기도 달라서 뭔소린지 의미불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