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미 겐지(中上 健次)’의 ‘18세, 바다로(十八歳、海へ)’는 그의 초기작들을 담은 단편집이다.

표지

1979년 출간작인 이 소설집은 어쩌면 기대와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만약 일반적인 소설을 기대했다면 말이다.

작품 소개에서부터 한 수록작만이 ‘유일하게 스토리가 있다’고 할 만큼 이 소설집의 수록작들은 이야기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을 더 많이 그리고 있다. 그것은 젊은이의 거친 성향, 그리고 당시의 우울하고 퇴폐적이기도 했던 시대상과 맞물려 어둡고 칙칙한 낌새를 띠는데, 심지어 문체마저도 그러해서 다분히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소설이 전체적으로 좀 난해하게 읽힌다. 작품 속 시대상이나 당시 청년들의 방황에 대해 공감점이 없는 점도 거기에 한 몫 한다. Jazz처럼 아예 소설에서 벗어난 것은 조금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나처럼 가볍게 취미로 소설읽기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별로 권할만하지 않다.

수록작들이 작가가 어렸을 때 썼던 것들이고, 그래서 아직 채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들이 여과없이 담겨있어서 더 그렇지 않나 싶은데, 그런데도 새삼 굉장하다고 느끼기도 하는 것은 젊음을 대하는 작가 특유의 관점이 작품 전체에 통일적으로 잘 묻어있기 때문이다.

젊음이라는 모호함,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무언가를 하거나 할 수 있어야 하겠다만 그렇다고 딱히 뭔가를 하고 싶거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인간적으로도 혼란스러운 시기에 있어 흔들리는 청춘의 편린을 정말 잘 느끼게 해준다.

이단아라고 할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으면서도 어째서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