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유월은’은 진한 아픔을 남긴 한국 전쟁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다.

표지

발발한 날짜를 따 6·25라고도 하는 한국 전쟁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크나 큰 상처다. 기껏 일제 강점으로부터 벗어났더니 벌어진 전쟁인데다, 서로 다른 나라와 민족이 이권을 위해 벌인 게 아니라 얼마 전까진 이웃이자 동무였던 이들끼리 행한 동족상잔이라는 점도 그렇고, 딱히 이유가 없는 민간인 학살까지 여럿 일어났기에 더 그렇다.

이제는 70년이나 지나 그 때의 경험이나 기억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지만, 당시에 생겼던 부정적인 마음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책은 그런 그 때를 아이의 시선에서 그린 소설이다. 이를 두드러지게 드러내기 위해 서로 신분이 다른 세 소녀를 등장시켰는데, 비밀스런 모임을 가질만큼 서로 긴밀한 관계였던 이들이 조금씩 틀어지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 것은 절로 한숨을 뱉게 만든다.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도 꽤 잘 그렸다. 생략된 부분(특히 어른들의 이야기가 그렇다)도 있어서 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굳이 긇어 부스럼을 만들어 일을 키우는 듯 보이는 점도 보이긴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이야기에 큰 무리기 없었다. 원치 않았음에도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충분히 유추할만 했고, 그래서 그게 점점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만들어 내는것에는 안타까움도 느껴졌다.

그 후 종희가 겪는 일도 아이의 시선이라는 걸 유지하면서 당시 사회의 일면까지 꽤 잘 담아냈다.

이야기의 해소는 다소 판타지적인 면도 있기는 하나, 전쟁의 끝을 희망하는 마무리는 그렇게 되지 못한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한 뒷맛을 남겨 묘하게 현실적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