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까지 딱 한 걸음’은 파페포포라는 카툰 에세이 시리즈로 유명했던 심승현의 5년 만의 신작이다.

표지

5년 만에 돌아오면서 달라진 것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제목에서도 빼는 등 파페와 포포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는 거다. 그런데, 파페와 포포 외의 이야기도 많이 담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이게 더 적절해 보인다.

책 스타일은 여전하다. 때론 만화로, 때론 일러스트와 글로 감성을 전한다. 거기에는 파페와 포포가 나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뿐 아니라 교훈을 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들과 작가 자신이나 누군가의 경험 등을 통한 인생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이 중에는 나름 무거운 것도 있다만 작가의 그림 때문인지 대부분 이쁘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마음의 문

쪽마다 실린 작가의 아기자기하면서 귀엽고 예쁜 그림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아니 더 발전한 것 같다. 선 표현이 세밀하고 깔끔해서 보기 좋다.

일러스트는 그림만 떼놓고 봐도 좋지만, 글과도 잘 어우러져서, 그림이 글을 꾸며주고 글이 그림을 풍성하게 해준다. 그림이나 글 어느 하나만으로는 이런 느낌이 안 날 거란 걸 생각하면 카툰 에세이가 얼마나 작가에게 잘 맞는 방식인지 알 것 같다.

이번에 책을 보고 나서는 ‘레인보우 셀러’처럼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작가가 카툰 에세이뿐 아니라 그림책에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뭐, 이미 ‘프라미스’를 낸 바 있으니 새삼스러운 얘기긴 하다만. 좀 더 장편 그림책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