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데일리(Paula Daly)’의 ‘퍼펙트 마더(Just What Kind of Mother Are You?)’는 아이의 실종을 소재로 한 스릴러 소설이다.

표지

부모에게 있어 가장 끔찍한 일은 무엇일까. 아이의 실종이 아닐까. 아이를 잃게 되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책임감과 자괴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게 친구의 아이였다면?

때론 분주하고 그래서 까먹고 실수도 하지만 그래도 마치 평화로운 것 같았던 일상에 한줄기의 태풍이 몰아친다. 이랬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저랬다면, 더 빨리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밀려드는 생각과 후회는 끊일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어떻게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할 것이다. 이 소설은 그런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특이한 편집이다. 1인칭과 3인칭, 그리고 아동 범죄자의 시점에서 쓴 이야기가 서로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이게 서로 다른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아이가 실종되었다고 해서 사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게 아이 부모의 친구라면 더 그렇다. 그래서 소설은 일상과 사건의 추적이 함께 펼쳐지는데, 그게 생각보다 전개가 느긋하다는 느낌을 들게한다. 스릴러라지만 생각보다 긴박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거다. 현재의 일상 뿐 아니라 등장 인물들 각각과 그들의 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거기에서 막장드라마와 같은 요소가 펼쳐지기 때문에 더 그렇다.

대신 여러 인물들의 면면을 보여주면서 이 중에 그 끔찍한 아동 범죄자가 끼어있는 것은 아닐지 의심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과거 무서운 이야기는 주로 괴물이나 귀신같은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로 오면서 실존하는 인간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곧 가장 무서운건 잘 모르면서도 가까이에 있는 이웃사람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나름 현실적인 공포를 기반으로 한 것인 셈이다.

그러면서 가족과 이웃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어쩌면 현대의 이웃이란 단지 근처에 살 뿐인 허울뿐인 관계인 건 아닐까.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그러니 오해도 하고, 실수도 한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마치 원래부터 갖고있던 욕망처럼 부러워 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그걸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좀 더 나은 길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완벽함에 대한 갈망이 우리를 잘못된 길로 더 부추기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