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비밀(Kale and Coffee: A Renegade’s Guide to Health, Happiness, and Longevity)’는 유튜브 1000만 뷰를 자랑하는 건강 블로거 케빈 지아니(Kevin Gianni)가 실제 체험을 통해 밝혀낸 잘못된 지식과 유용한 건강식 및 건강법을 정리한 책이다.1

표지

“건강한 음식이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는 도발적인 부주제를 붙인 이 책은 소위 ‘건강한 식단’, ‘**다이어트법(식이요법)’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먼저 꼬집는다. 그 실례로 건강 프로그램을 찍었던 경험을 들었는데, 역시 현실은 저런 거구나 싶달까.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었지만, 생각보다 더 심하더라.

그 외에도 자신의 실패 경험을 먼저 풀어놓는다.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건강 지식으로 살아왔음에도 몸이 망가졌던 경험들 말이다. 그리고 그게 왜 문제인지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실제 경험을 통해 체험하고 과학(의학)적인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증명된 건강법을 추천한다.

사실 첫인상엔 기존의 말도 안 되는 건강법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주된 내용이리라 생각했었다. 마치 초능력 깨뜨리기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에만 힘을 쏟기보다는 실제로 유용하고 효과적인 건강지식을 전달하는데 더 초점을 맞췄다. 그 내용은 유익하며, 심지어 그를 전달하려 써 내려간 글과 에피소드들도 재미있다. 내용을 바꿀 때 물 흐르듯 이어 읽어나갈 수 있도록 흐름에 신경 쓴 것도 좋았다.

블로그를 하던 사람이라 그런가. 읽을 사람을 신경 써서 글을 쓴 느낌이다. 건강 관련 도서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었던가. 유용한 지식을 담고 있어도 과학서처럼 암기와 공부가 필요한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마치 체험기나 여행기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잘 썼다. (사실 이 책은 체험기이기도 하고, 여행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작가가 행해서 효과를 보고 추천하는 방법들이 사실 개인이 모두 챙겨 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영향 정도를 따져서 음식을 조절하고. 이런 걸 어떻게 전문 지식 없는 일반인이 따라 하겠나. 어설프게 따라 하다간 (결과를 잘못 분석해)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든 생각이, 왜 건강검진을 하면 혈액 검사도 하는데 이런 분석은 해주지 않을까 하는 거다. 건강검진 때 무려 실린더 2개 분량이나 되는 많은 피를 뽑지 않던가. 몇 개 더 검사한다고 부족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매년 하지만 실제로는 별 도움 안되는 지금의 항목들보다 이런 게 더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정 안된다면 이런 걸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건강크리닉이 있어도 좋겠다.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주고, 음식과 운동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근육량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헬스 트레이닝보다 더 건강한 몸 가꾸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 ‘180 공식’ 이란 것도 꽤 인상적이었다. 최근 운동하다 다쳐서 더욱 그렇다. 나는 건강이 딱히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것도 아니어서, 말하자면 ‘운동 좀 하세요’라는 진단이 나오는 그런 상태였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를 위해서도 운동이 필요하다 싶어 시작한 것인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더니 오히려 몸이 안 좋아졌다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다.

왜 그랬는지 운동에 대해 다룬 장을 보면서 조금 감이 왔다. 물론, 초보다 보니 바른 자세로 운동하지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헬스장에 가서 바로 트레밀에 올라가는 것은 미친 짓’이라느니 ‘근육 운동은 필수’라느니 하는 말을 너무 크게 받아들였던 게 아닐까 싶다. 이제까지 운동이라곤 해본 적도 없으면서, (지금 생각하면) 무리하게 근력 운동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제 새롭게 운동에 대한 개념도 다시 썼고, 180 공식이라는 것도 알게 됐으니, 이를 따라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해보고 싶다.

책은 내용과 재미는 모두 좋았는데, 오타나 잘못된 내용이 눈에 띄어 좀 아쉬웠다. 적어둔 게 아니라 다 생각은 안 난다만 몇 가지를 꼽자면: “감상샘 관련 질환”(198p) 이라거나(갑상샘이 아닐까 싶다), “반드시 5일간 물 단식을 해야 하는 말은 아니다”(271p)처럼 이상한 소리를 하는가 하면, 7일째에 해놓고 “9일째에 태핑을 했었다”(329p)고 하기도 한다. 특히 ‘감상샘’은 (오타가 맞다면) 문법 검사기에도 걸리는 것인데 어찌 이게…;; 좀 더 출판 전 교정에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

  1. 현재(2017-07-27 기준) 유튜브는 Kevin Gianni, 블로그는 Renegade Health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