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마루 가쿠(藥丸 岳)’의 ‘신의 아이 1(神の子)’는 한 천재적인 소년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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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과 “범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을까?”라는 소개 문구였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첫인상만 그런게 아니라 직관상 기억을 가진 천재소년이라던가, 무호적자나 아동학대, 범죄를 통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사회적인 면모 등 꽤 흥미로운 소재도 많이 갖추고 있다.

그것 뿐이면 그저 그런 소설이 될 수도 있었는데, 작가는 그것들은 모아 한데 뭉쳐내는 것도 잘 했다. 단지 소재를 고르는 것 뿐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로 잘 꿰어내기도 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꽤 흡입력도 있었다.

소설은 소년이 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통해 이야기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후엔 서로 다른 두가지 이야기를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펼쳐간다.

하나는 뒷세계 조직의 이야기로, 소년이 빠져나온 후 그를 다시 손에 넣기위해 벌이는 일들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이를 한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데, 그의 임무가 임무다보니 조금은 느와르 같기도 하다.

반면에 천재소년 ‘마치다 히로시’를 중심으로 하는 다른 한편의 이야기는, 얼핏보면 단지 특이한 출생과 성장을 거쳐 사회성이 부족할 뿐인 한 청년이 바르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 같아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그에게 부족했던 사회성도 조금씩 생기는 듯한 모습도 보이며, 그가 하는 일이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점이 더 그런면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말하자면 마치 빛을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랄까. 얼마나 밝은 톤인지, 중간에 그의 과거로 인해 생기는 갈등 역시 크게 문제시 되지는 않을 정도다.

그의 과거나 오해받기 쉬운 성격과 행동, 그리고 살인자라는 굴레를 생각하면 좀 의아할법도 한 전개인데, 그렇게 된 과정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사연, 그리고 그를 통해 엿보이는 면모를 통해 잘 풀어냈기 때문에 납득 못할 것은 아니었다. 천재를 등장시킨만큼 일부 과장된 면이 있기도 하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드라마적인 장치로 보일 뿐 그로인해 이야기가 억지스러워보이는 것 까지는 아니다. 이 정도면 픽션과 현실적인 이야기 사이에서 나름 정도를 지킨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렇게 두 이야기가 서로 다룬 색깔을 띄기에 이들이 어떻게 충돌하고 서로에게 무슨 영향을 주게될지 더 궁금하기도 했다. 과연 한쪽이 다른 한쪽을 끌고가는 결말로 치닫게 될지, 아니면 조금씩 피어난 생각들이 전혀 다른 행동을 낳게 할지 사뭇 궁금하다. 은근슬쩍 떡밥처럼 등장한 인물의 정체라든가, 미노루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마치다가 그에게서 느꼈던 묘함은 과연 무엇이었으며, ‘신의 아이’란 누구(혹은 무슨 의미)인지도 그렇다. 여러모로 2권이 기대된다.

아쉬운점은 책 내용과 상관없이 전자책의 편집이 썩 좋진 않다는 거다. 목차 등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기기에 따라 잘려서 표시되는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인 듯한, 무의미해 보이는 문자가 중간에 삽입되어 있기도 했다. 조금만 신경썼으면 충분했을 것들이라 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