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코우시(山本 甲士)’의 ‘수상한 이발소(かみがかり; わらの人)’는 미스터리한 이발소를 소재로 한 연작 소설이다.

표지

대단히 뛰어난 센스를 보이기는 커녕 ‘이게 뭐야’싶을만큼 이상한 꼴을 만들어놓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며 어영부영 받아들고 나오게 되는 미스터리한 이발소에 들렀다가 신기하게도 인생이 뒤바뀌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담은 소설로, 각각은 전혀 겹쳐지는 부분이 없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각 에피소드에서 이발소에 들렀다 나온 사람들이 겪는 변화는 꽤나 극적이다. 마치 마법소녀나 전대물의 멤버같이 변신을 하는 것처럼도 보일 정도다. 그래서 일상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다소 판타지적인데, 의외로 그렇게 변하고 행동하는 서사를 나쁘지 않게 그린 편이라 황당하다기보다는 가볍게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이벤트같은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서술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상황이 뒤집히는 전개를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가며, 그것이 답답하거나 부조리한 상황 같은 것을 해소하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꽤 괜찮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코미디성을 갖고있어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유쾌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이런 특징들이 이 소설을 일종의 힐링물로도 여기게 한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삶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여러 에피소드에서 반복하기 때문에 분명하게 읽히지만, 가볍게 보기 좋은 이야기에 은근히 녹아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작은 변화를 통해 사소하지만 중요한 차이를 깨닫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한다.

이야기적인 재미와 괜찮은 묘사, 생각할거리 등 여러 요소의 조합을 꽤나 잘 맞춘 소설이다.

소설은 영화(髪がかり, 2008)로도 만들어져 그 제목이 다시 소설을 지금처럼 개제(改題)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는데, 문장력을 통해 극본한 자칫 유치해질 수도 있는 판타지적 요소를 과연 영화에서는 얼마나 어색하거나 급작스러워보이지 않게 잘 그려냈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