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깡이’는 70년대 수리조선소에 다니던 소위 ‘깡깡이’와 그렇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이 소설은 마치 70년대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배고프고, 가난하고, 그래서 더 힘겹고 고통스러웠던 그 때를 말이다.

그 때는 시대가 시대여서 그런지, 사람들도 믿을 수 없고 팍팍했다. 때론 거짓말하며 속이기도 하고, 그게 배신으로 이어지는 등 그래서 육체적으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운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심지어 잘 사는 사람만 더 쉽게 잘 살게 되고, 못 사는 사람들은 목숨을 담보로해가며까지 뼈빠지게 일해도 도무지 그 가난이란 것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상대적인 상실감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그것들을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큰 감정 동요를 보이지 않으며 묘사해 나갔는데, 이는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이 보기에도 안타깝고 때론 마치 고구마 식빵을 씹은 것처럼 목막히는 답답함을 느끼게도 한다.

당시의 시대상을 마시 기록처럼 그려냈다는 것을 제외하면, 저자의 개인 경험이 녹아있는 글이라서 그런지,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그렇게 높아보이지는 않다. 몇몇 사건들이 급작스럽게 전개되는가 싶더니 마찬가지로 허무하게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건 소설의 결말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나열했던 고통과 괴로움, 그리고 때때로 엿보였던 사람에 대한 원망들이 갑자기 증발해버린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있었던, 결코 지워내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무뎌지게 한, 세월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이는 저자가 이 소설에서 오로지 그 때, 70년대 만을 그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집중했다고 할 수 있는 이 선택이, 또 다른 면에서는 이 소설을 미묘하게 미완인 느낌으로 만든 건 좀 아이러니하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