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지도 유메(辻堂 ゆめ)’의 ‘짝사랑 탐정 오이카케 히나코(片想い探偵 追掛日菜子)’는 독특한 캐릭터로 선보이는 가벼운 추리 소설이다.

표지

소설의 주인공 ‘오이카케 히나코’는 쉽게 말하자면 금사빠다. 누군가의 매력에 금새 빠져버리는 그녀는 그를 최애로 삼고는 그에 관한 것들을 신경써서 긁어모은다. 아마 공부를 그렇게 했더라면 서울대도 문제 없을 정도로 우수했을거다.

그녀의 애정은 좀 광적이라 때로는 사생팬에 버금가는 짓을 벌이기도 한다. 그래서 언젠가 큰 사고를 치진 않을까 주변 사람의 걱정을 사기도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녀가 팬으로써 갖고있는 철학이 독특한데다 은근히 낯을 가리기도 하는지라 최애와 일정 거리 이상을 둔다는 거다.

하지만, 그녀의 최애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사건에 휘말리고, 그걸 두고 볼 수만은 없는 히나코가 관여를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은, 내용이나 구성 면에서도 히나코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많이 의존한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일개 고등학생이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건들에 연관이 되느냐 하는 것부터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은 놓칠 수도 있었던 것을 어째서 그녀는 꽤뚫어 볼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라던가, 사건이 끝난 후엔 마치 리셋하듯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 역시 그렇다.

이 모든게 다른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독특한 덕질감성을 가졌으며, 금사빠이자 금사식인 하나코란 존재 덕에 전개되고 또 해소된다. 히나코는 주인공이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셈이다.

그래서 때로는 좀 황당하기도 하다. 좀처럼 상상도 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이며 끝내는 에피소드의 마무리가 그렇다. 히나코가 왜 그렇게 끝내는지 갖다대는 이유는 상당히 감정의 핀트가 어긋나있어서 좀처럼 공감하기가 어렵다.

이건 히나코를 더욱 4차원으로 튀어 보이게 만들어 그녀의 독특한 캐릭터성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게 꼭 단점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그녀만의 독특함이 이야기와 잘 어울릴 뿐더러, 전개와도 잘 맞물리기에 더 그렇다. 개성있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를 통해 소설이 완성되도록 잘 구성한 것은 확실히 칭찬할 만하다.

이야기에 걸맞게 거기 담긴 추리도 비교적 가벼운 편인데, 추리의 기본적인 요소는 꽤 잘 갖추었다. 그래서 추리소설로서도 나름 볼만하다.

다만, 일본인에게만 유용한 트릭은 역시 아쉽다. 일본 애들은 유독 일본 지리나 지역 문화, 일본어에만 있는 특징을 이용한 트릭을 좋아하더라. 대게 추리소설은 설사 그런 요소를 사용하더라도 가상의 시공을 배경으로 하거나 이야기 중간에 그에대한 설명을 넣음으로써 소설만으로도 독자가 추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두는데, 얘들은 그냥 대놓고 ‘실제 일본’을 아무 설명없이 집어넣고는 일본인이 아니면 아무 의미없을 추리를 펼쳐서 보면 진짜 한숨밖에 안나오게 만든다.

이건 괜한 번역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참, 이걸 번역가를 탓해야 할지 거 애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