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케이(Adam Kay)’가 쓰고 ‘헨리 파커(Henry Paker)’가 삽화를 그린 ‘닥터 K의 이상한 해부학 실험실 2(Kay’s Anatomy)’는 우리 몸의 이모저모를 쉽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게 만든 책이다.

표지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물, 그 중에서도 복잡한 내부 장기들에 대해 다루는 해부학은 워낙에 어렵다는 인상이 있기 때문에 그걸 과연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했는데, 이만하면 글도 그림도 꽤나 좋은 수준으로 잘 정리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읽는 내내 막힘이 없다.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어려워서 두번 세번 읽어야 하게 쓰인 것도 없고, 읽다가 흥미를 크게 잃을만한 지점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에는 마치 동네 형, 언니가 들려주듯한 말투로 반쯤은 농담따먹기를 하듯이 얘기하는 게 주요했다. 진지하게 해부학적인 내용을 알려주다가 얼핏 얼빠져 보여 피식거리게 하는 농담을 적당한 시점에서 풀어놓는데 이게 굳어가던 뇌를 풀어주어서 다음 내용까지를 좀 더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농담은 실제와는 정 반대의 이야기로 비꼬는 것이거나 또는 전혀 엉뚱한 내용인 것이 많은데 그럴때는 대부분 확실하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자칫 오해하지 않도록 조심하기도 했다.1

덕분에 이 책은 우리 몸에 대한 꽤나 진지한 해부학적이고 생물학적인 지식을 전해주면서도 되게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됐다.

삽화도 거기에 잘 어울린다. 확실하게 그려 정확한 모습을 알 수 있게도 하고, 엉뚱하지만 잘 어울리게 바꿔놓은 모습으로 은근히 웃음을 자아내게도 한다.

아이들을 위한 책 치고는 글이 많긴 하지만, 부분들을 작게 쪼개 한번에 많은 내용이 이어지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한국어판은 반으로 나눠 두권으로 분권했기 때문에 더더욱)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대부분’이라고 한 것은, 헷갈리는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단백질이 들어간 음식으로 ‘음식 포장지’를 든 것이 그렇다. 그 뒤에 ‘하나는 음식이 아닐 수도 있음’이라고만 해서, 마치 단백질이 들어간 것은 사실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 음식 포장지는 PP, PE, 종이 등으로 만드므로 단백질은 없다고 보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