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사키(村山 早紀)’의 ‘해피엔드 에어포트(風の港)’는 공항을 중심으로 한 동화적인 이야기 네편을 담은 연작 소설이다.

표지

소설에 수록된 네개의 에피소드는 모두 별개의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겐 딱히 어린 시절의 추억같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없다. 다만, 공항이라는 공통된 공간 배경을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그 덕으로 우연한 만남을 갖게되는데, 저자는 그걸 이용해서 마치 연속되는 이야기인 것처럼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로 시점과 화자를 옮기며 자연스럽게 전환을 한다. 소설로 묘사하는 이런 시각적인 연출이 좀 재미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마치 아침드라마스러운 흥미위주의 막장 요소가 있지도 않고,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거나 하는 거창한 걸 거론하지도 않으며, 오해나 엇갈림 같은 것도 뒤늦게 통곡할만한 그런 것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과거의 사건을 뒤돌아보면서 그때의 심정과 그와는 조금 달랐던 객관적인 사실들을 따져보고 상대방이나 자신의 진심같은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정도다.

진폭이 크지 않아서 잔잔한 파도나 살랑이는 바람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데, 그러면서도 심심하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극적이지 않다 뿐이지 캐릭터도 꽤 개성있고 그들의 서사도 나름 흥미롭기 때문이다. 과하지 않은 사연은 실제 있을법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그걸 풀어내는 솜씨도 괜찮아서 읽는 맛이 있다.

다소 운명적인 우연에 기댄다거나, 판타지적인 요소를 사용하기도 하고, 결말부를 최대한 이상적으로 맺으려 하기 때문에 소설은 다큐보다는 일종의 어른 동화에 더 가까운데, 이게 인간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면을 부각하고 감동을 느끼게도 하기에 나쁘지 않다.

동화적인 성격상 실제 현실의 그것과는 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만, 그런것에 취향을 타지만 않는다면 꽤나 재미있는 볼만한 인간 드라마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