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모토 다쓰히코(杉本 龍彦)’, ‘나가오키 미쓰루(中沖 充)’, ‘가부라기 다카노리(蕪木 孝典)’, ‘이토 마리코(伊藤 茉莉子)’, ‘가타오카 나나코(片岡 菜苗子)’, ‘나카야마 시게노부(中山 繁信)’가 쓰고 ‘고시이 다카시(越井 隆)’가 그림을 더한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建築用語図鑑 西洋篇)’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서양 건축물들을 담은 책이다.

표지

시대별 대표 건축물들과 그것들이 담고있는 구조와 양식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건축이라는 전문 분야를 담고있기 때문에 평소 관심이 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선뜻 손을 대기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전문가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대부분 생략했으며, 구조나 양식에 관한 설명도 대부분 짧막하게 간추리고 거기에 관련된 역사나 문화 등을 섞어냈다.

그래서 건축물 자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으나, 대신 일반인들도 흥미를 붙이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됐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를 시대순으로 다루면서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대부분 훑기 때문에 건축기술이나 양식이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되어왔는가도 알 수 있다.

현대로 올수록 더 크고 복잡한 건물들이 비교적 쉽게 만들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기능성을 중심으로 한 설계 대신 디자인을 중시한 멋을 추구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건축물 본연의 매력을 좀 잃게 만드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멋을 내면서도 구조 자체가 기능성을 추구하며 자연과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면서 신비로움을 느끼게도 하는 고대의 건축물들이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었다.

책에 수록된 그림은 좀 아쉬웠는데, 건축물의 형태나 구조를 어느정도 보여주기는 하나 명확하지 않은 것들도 있고 또 상당수는 작은 그림을 억지로 늘려놓은 것처럼 질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림도 책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걸 생각하면 이는 분명한 단점이다.

이 책의 원제에는 ‘서양편(西洋篇)’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같은 시리즈로 일본의 건축물들을 다룬 책도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책으로 구성할만큼 얼마나 일본 건축물이 다양하고 특징적인 구조나 모습을 갖고있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