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모토 다카시(浜本 隆志)’와 ‘스가노 미치나리(菅野 瑞治也)’의 ‘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決闘のヨーロッパ史)’는 유럽 역사를 흥미롭게 정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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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아이디어가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유럽사를 다루는데, 거기에 ‘결투’라는 주제를 붙이고 그를 중심으로 정리를 함으로써 같은 내용도 실로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싸움으로 이루어져왔다. 때로는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한 욕심 때문에, 또 어떨 때는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감정적인 명분 때문에 그러기도 한다.

이러한 싸움들은 때론 국가간의 부닥침인 전쟁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까지는 발전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쟁이란 그만큼 일으키는 측에서도 받아치는 측에서도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하며, 무엇보다 나라를 모두 거기에 몰두하게 만들 요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개인간의 싸움, 즉 결투로 승패를 내게된다.

역사 속에서, 특히 유럽의 역사 속에서 결투는 그 의미가 더 크다. 이성적으로 따져본다면 힘 있는 놈이 자기 잘못을 합법적으로 덮으려고 하는 더러운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앙이라는 것을 등에 없은 결투 재판같은 제도가 있었던 것만 봐도 그렇다.

싸워서 이긴자가 곧 진실되고 정의로운 자라고 하는, 실로 힘의 논리로 모든 것을 뒤집는 결투라는 것은, 그렇기에 또한 매력적이기도 하다.

이것이 현대로 오면서 점차 검투사, 그리고 스포츠로까지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그것들이 꽤 많은 공통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꽤나 그럴듯하다. 현대에 인기를 끌고있는 격투기와 연결지어 생각하면 더 그렇다.

다만, 그것을 좀 더 넓혀 ‘승부’로까지 올라가게 되면, 남과 경쟁하고 또 거기에서 더 높은 위치에 서고 싶어하는 것은 일종의 생물로서의 본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기에 많은 것들을 결투로 연결짓는 논리는 좀 과장된 측면도 있어보이긴 하나, 그렇다고 부정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며, 무엇보다 흥미로운 관점이라서 재미있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