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인생’은 전세를 소재로 한 단편집이다.

표지

‘전세 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세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면서 또한 애증섞인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좋아서 또 원해서 전세를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는 여러 문제들을 동반하기도 한다.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는 금액을 매꿔넣느라 벌이의 대부분을 쏟아 부어야만 하는데다 애초에 부족했던 목돈 마련을 위해 졌던 빚을 갚아나가기까지 해야해서 전세 살이를 하는 대다수의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허덕인다는 생활고적인 문제는 물론이요,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이를테면 유일한 재산이라 할 수 있는 것을 쉽게 돌려받지 못하고 묶이면서 불필요한 손해를 보게 된다든가, 심하면 사기를 당해 다 날릴 상황에 놓이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있어왔지만, 특히 최근에 안그래도 힘든 경제상황에 몰양심적인 집주인과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기까지 하며 더욱 문제시되고 있기에, 참으로 시기 적절하게 내놓은 앤솔로지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딱히 최신의 세태에 대해서만 늘어놓는 일종의 뉴스같은 그런 소설집은 아니다. 최근에 대두되었든 말든 이런 문제는 늘 있어왔고 그럼에도 계속 당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딱히 시의적이라기보다는 그냥 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안타까워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슬픔 웃음을 짓게한다.

전세에 묶여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는 과연 집에서 살고있는 걸까 집을 위해 살고있는 걸까. 집은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고, 빈 집은 넘쳐난다는데, 내가 살 집은 없는 현실을 씁쓸하게 곱씹어본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