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노 도모미(畑野 智美)’의 ‘지지 않는 달(消えない月)’은 스토킹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표지

꽤나 충격적인 소설이다.

처음엔, 스토킹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사용한 것이라기엔, 이야기가 조금 말랑말랑해 보인다. 은근히 피어나는 남녀간의 마음이라든가 연인이 되는 이야기 같은 걸로 나름 로맨틱하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것이 조금씩 변질되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그리고 마치 박차를 가하듯 계속해서 악화되어가기만 하는 것을 보는 것은 꽤나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심신미약,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 등은 시청을 자제하라’는 문구는 이 소설에야말로 붙이기 적당하다. 그러한 것을 강화해서 만든 픽션들과 달리 충분히 있을법한 일들을 통해 끌어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서 더 그렇다.

스토킹은 엄연히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통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담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이 소설은 가해자의 시선을 번갈아 담은 것이 한 특징이기도 한데, 각자의 시점을 1인칭으로 그림으로써 가해자의 생각과 피해자의 인식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용도 한다.

이 점에 있어서 저자는 캐릭터 메이킹도 꽤 잘 한 편이다. 처음부터 잠재적 범죄자와 피해자가 정해져있다는 듯이 구는게 아니라 사소하지만 작은 일화들이 쌓임으로써 그렇게 되었다는 걸 나름 설득력있게 보여주려 한다.

그렇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느니, 다 이유가 있었다느니, 모두가 피해자라느니 하는 식의 뭉개기를 한다든가, 어느 한쪽에 서서 노골적으로 편을 든다거나 하기보다는 중립에서 전체를 전하려는 것 같다.

이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어떻게 바라볼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