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스타그램’은 대대로 킬러를 해오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가족 중 누군가가 킬러를 맡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가족 모두가 킬러인 것에 가깝다. 그 중 혹자는 직접 활동하여 사람들을 죽이고, 또 누군가는 그런 사람을 보조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한사람의 몫을 해낸다. 가문 등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결혼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들 역시 이러한 킬러일에 마땅히 동참하며 전가족 킬러라는 집단을 유지하는 게 꽤나 독특하다.

이럴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이들이 킬러일을 하는 것이 전혀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한가지 원칙이 있는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다. 의뢰를 수락하느냐 마느냐도 그런 기준하게 판단해 결정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묘하게 이들이 자신들의 킬러일이 당연할 뿐 아니라 때로는 자랑스러워 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기까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없었다면, 당신도 이들 가족에 합류할만한 사람이다.

소설에는 상당히 모순적인 상황이나 논리,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그것은 때론 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것처럼도 보이고, 인간을 비꼬는 것 같기도 해서 일종의 블랙 코미디인 것처럼 읽힌다.

그렇다고 씁쓸함을 남기는 그런 책은 아니다. 그렇다기엔 소설은 굉장히 가볍고, 순수하게 유쾌하다. 때로는 뻔한 거짓말을 뻔뻔하게 던지기도 해서 소설 속 유머의 기조가 전체적으로 한바탕 웃어넘길 거리라는 걸 알게 한다.

개중에서 비교적 더 황당한 것도 있고 그게 ‘뭐야 이건’ 싶게 만들기도 하지만, 읽는내내 재미있는 편이어서 전체 독서 경험이 나쁘지 않으며, 어느정도 비현실성을 띈 이야기도 꽤 흥미롭다.

화자인 ‘나’ 자신에 얽힌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근접 킬러로서 합기도에 대한 썰을 진지하게 풀어놓다가, 가족에 관한 이야기, 사람들에 대한 것 등으로 능구렁이처럼 화재를 전환하며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것도 잘했다.

가볍게 읽어보기에 적당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