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주인(義理主人)’은 영·정조 시대와 홍국영을 새롭게 그려낸 역사 소설이다.

표지

정조는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왕 중 하나다. 그것은 그가 소위 ‘조선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냈을만큼 대단한 왕이었던데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그 자신까지 상당히 특징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를 갖고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의 주변에도 주목할만한 인물들이 많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홍국영’에 주목했는데, 알려진 그의 서사와 평가에 조금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의 활약과 몰락의 격차가 큰 것부터가 그렇다. 그가 성공에 취해 눈이 멀고 타락해버려서 그런 것이라고 치부해버리면 쉽고, 실제로도 그는 대게 그런 식으로 그려지곤 하는데, 저자는 그게 썩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조선의 당시 상황도 그렇다. 이후의 몰락을 생각하면 과연 그때가 르네상스라고까지 할만큼 좋기만 했을까 의심스러울 만하다.

그런 점에서 이 두가지, 배신자 홍국영이 아닌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삶과 어쩌면 이미 크게 흔들리고 있었을지 모르는 당시의 조선을 그리는 것은 꽤 잘 해낸 편이다.

물론, 홍국영을 주인공으로 삼은만큼 그를 좀 미화해서 그린 듯한 느낌이 많이 들기도 하고, 그렇기에 이후에 이어질 그의 행동을 더 의아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당시를 그린 것은 나름 흥미롭게 볼만하다.

역사 소설이라고 해서 너무 딱딱한 고어체를 고집하지 않고 가능한 현대어를 사용한 것도 좋아서 이야기를 보다 잘 따갈 수 있게 한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