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 아야코(宮木 あや子)’의 ‘혼외 연애와 비슷한 것(婚外恋愛に似たもの)’은 일본 여성들의 팬덤 문화를 그려낸 소설이다.

표지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소위 ‘아줌마’다. 거기엔 회사를 경영하는 상위 1%에서부터, 부르주아라고 불릴 정도로 부유한 전업주부, 흔한 동네 아줌마는 물론, 특별한 일이 없다면 그렇게 가까이 하고싶지 않을만한 첫인상을 지닌 바닥 인생까지 있다.

이렇게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서로 다른 계층과 환경의 여인들은 그럼에도 한가지 ‘디셈버스’의 유닛 ‘스노우화이트’의 팬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게 쉽게 스치고 지나갔을 법한 이들의 작은만남을 인연으로 만들고 함께 모여 팬심을 공유하는 사이로 만든다.

작가는 그걸 개별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5편과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1편, 총 6편을 옴니버스로 담아냈다. 각각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전 에피소드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어떻게 그들과 만나 인연을 맺게 되는지 얘기하면서 볼륨을 키워가는데, 이 과정을 꽤나 잘 그렸다. 그래서 대부분 우연에 의존하는데도 불구하고 별 황당함이나 어색함이 없다.

더 좋은 것은 이런 관계를 억지로 보여주기 위해 얄팍한 연결점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번째’처럼 묘한 곳에서 공통점이 있을음 계속 드러내는데다, 적어도 다른 1명에게는 큰 관심이 있음고 그게 서로 물리는 식으로 관계를 짜서 생각보다 이들 모임이 꽤 자연스럽고 탄탄해 보인다. 이는 자연히 소설이 하나의 큰 줄기로 잘 짜여져있다 느끼게 한다.

팬심도 그리는 방식도 좋다. 각자가 서로 다른 인물을 최애하는데다 그 방식마저 달라서, 그 자체로도 보는 재미가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중에 하나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법 하게 짰다는 얘기다.

물론 소설에서 보여주는 팬덤 문화는 한국과는 꽤 다른게 사실이다. 당장 소설 속 연예인들의 모티브로 보이는 자니스와 그 팬덤 자니오타부터가 한국인에겐 썩 익숙하지 않으니, 진짜로 ‘내 이야기’처럼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게, 과장된 인물설정 등과 함께, 이 소설을 좀 판타지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러나 거기에 담긴 팬심 자체는 한국에서도 똑같이 통하는 공통된 면모가 있어 공감하기 어렵지 않다.

팬심과 개인 이야기의 배분도 잘해서 팬심을 잘 보여주는 것은 물론 드라마도 자연스럽다. 다소 과장된 인물 설정도 있으나 이야기를 해치지는 않으며, 생각보다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구성과 이야기 모두 잘 만든 소설이다.

일본 dTV에서 동명의 드라마(2018-06-22 ~ 08-10)로도 만들었는데, 과연 소설 속 인물들을 어떻게 구현했을지 궁금하다. 기회를 봐서 정주행을 해봐야 겠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