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 우라’는 큰 꿈을 꾸었던 안중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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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안중근 전기냐고 하면 그건 또 애매하다. 안중근 자신이 쓴 자서전 ‘안응칠 역사’와 기타 자료등을 참고로 소설 형식으로 쓴 2장이 그런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 외 절반 가까이는 그런 안중근을 쫓고 기리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은 에세이 같기도 하다.

저자가 어떻게 안중근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인 스님인 그가 가톨릭 신자인 안중근에게 매료되게 만든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어떻게 보면 안중근과 별로 상관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저자는 그걸 꽤 꼼꼼하게 적어냈는데, 그건 거기에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안중근은 일본의 전쟁 범죄자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쓰러뜨린 한국의 애국지사로서의 모습이다. 당연히 그가 이토를 저격한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서 찾고, 자연히 그의 짦은 인생도 그와 연관하여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만약 그것 뿐이었다면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가슴에 남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일본인에게는 더 그렇다. 어떻게 보면 그는 그저 침략국의 수많은 저항인물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존중을 받은 것은 그만큼 그가 인간적으로도 성숙했고 그의 대한민국 독립을 넘어선 동양 평화라는 꿈이 모두의 마음에 와닿는 얘기여서가 아닐까 싶다. 당장 ‘나도 때리지 않을테니 너도 때리지 마라’는 말 부터가 그렇지 않나.

그래서 그의 사상이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를 정리해 담으려던 동양평화론 역시 완성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가 남긴 발언 등으로 보았을 때 시대를 앞섰다고 할만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이었을 것을 짐작케 한다니 더 그렇다.

지금은 더 이상 힘(군사력)으로 타국을 침범하고 빼앗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그와는 달라도 비슷한 일들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국가대 국가간에는 물론이거니와, 작게는 회사와 개인, 개인과 개인간에도 일어난다. 전(전쟁)보다 오히려 교묘해진 것 모습들은 답답한 한숨을 쉬게 만든다.

만약 지금의 시대에 와 평화를 꿈꾼다면, 그는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릴까. 새삼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