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브라운’은 캐릭터와 서사가 괜찮은 역사소설이다.

표지

소설은 1919년 경성의 한 카페 ‘경성 브라운’을 주요 배경으로, 일본에서 도망쳐온 카페의 여급과 꿈을 버리지 않은 독립운동가, 황제의 수라상을 들던 나인이었던 기생, 친일매국노의 후손까지 총 네명의 주요 인물들이 얽히면서 그려내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좋은점 중 하나는 캐릭터의 면면이 대단히 개성있다는 거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서사를 쌓아온 이들은 시대가 시대인만큼 일본에 조선에 사람에 얽힌 사연들을 갖고있어서 당시 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얼핏보면 딱히 얽힐만한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다른 주인공들을 작은 인연을 통해 하나로 엮어내는 것도 괜찮다. 물론, 우연이 대단하다 할만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서사의 일부가 그들을 경성 거리의 커피집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오게할 단초를 느끼게도 하기에 무리하게 억지로 갖다 붙였다든가 하는 느낌은 아니다. 이것은 캐릭터에 좀 더 다가가고 어떻게 될지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

역사를 배경으로하고 주요 사건의 일부를 사용하면서 창작 캐릭터들을 통해 그들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그린 것도 나쁘지 않다. 전개가 꽤 괜찮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각자 과거를 가지고는 있지만, 경성 카페라는 배경에서 마치 일종의 연애물인 것처럼 비교적 가볍게 시작했다가 점차 진지하게 이어나가는 이야기가 꽤나 묵직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