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은 세계 근현대사를 담은 시리즈의 마지막 완결편이다.

표지

이 책 시리즈는 일단 ‘만화’라고는 하지만, 그림보다는 글의 비중이 더 높다. 지문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장면이나 인물 정도를 담은 그림을 보여주는 식으로, 예를 들자면 마치 소설같았던 고우영의 만화나 ‘먼나라 이웃나라’ 같다는 얘기다. 그래서 분량이 꽤 충실하다.

일단 내용적으로는 꽤 괜찮은 책이다. 저자가 근대사 정리를 상당히 잘 해서,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것도 시기나 시점을 왔다가며 하면서 하나씩 잘 풀어냈다. 그래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 이면에는 무슨 흐름들이 있었는지를 따라가기 쉽다.

그걸 담아낸 글과 그림도 적절하다. 마치 동네 형이 때때로 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해주듯 써낸 글은 읽기도 쉽고 재미도 있다. 거기에 곁들인 그림도, 물론 썩 높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만, 실제 인물들의 특징을 잘 묘사한데다 이야기와도 잘 어울려서 딱히 단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당시의 역사를 정리해서 담아내기만 한 게 아니라 때로는 저자 자신의 생각이나 평, 해석 같은것을 곁들이기도 했는데, 그것도 적당해서 볼만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의 완성도가 썩 좋지 않다는 거다. 오죽하면 개인출판이라 제대로 신경을 못써서 이런건가 뒤적거려보기까지 했을까. 오타가 눈에 띄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쇄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곳도 여럿 있다. 마치 번지기라도 한 듯 뭉개진 부분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전체가 저화질로 인쇄된 쪽도 여럿 있다. 사진을 실은 것 역시 상당수가 저화질 이미지를 사용해서 질이 나쁘다.

내용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유익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질낮은 완성도가 더더욱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