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의 ‘베스트 오퍼(La migliore offerta)’는 동명 영화의 원작 소설에 가까운 글이다.

표지

영화의 원작 소설이면 원작 소설이지 가깝다는 건 무슨 말이냐. 그건 애초에 이 글이 읽히기 위해서 쓰인 게 아니라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영화를 만드는 거였고, 그를 위해 쓴 일종의 시놉 초고같은 것이었으므로 영화를 만든 시점에서 그 목적을 다하고 그대로 없어져도 그만일 것이었다.

그것이 우연히 기회를 얻어 다른 사람의 눈에 띄게 되고 이렇게 출간까지 하게 된 것인데, 그렇다보니 영화의 원작에 가깝긴하나 완전히 그런 것도 아니고 소설로 썼던 것이 아니라서 소설이라 하기도 좀 애매하다는 거다.

실제로 이 책은 소설이라기엔 부족해 보이는 면이 있다. 마치 축약본같은 형태라는 게 그 하나다. 그래서 몇몇 전개는 말 몇마디로 생략하기도 하고, 주요 장면에서 대사가 제대로 나오지 않기도 한다. 애초에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 줄거리를 전달하려는 목적에만 충실하려는 것 같다.

그래서 서문에서도 길게 썰을 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읽기 좋은 소설같기도 하다. 서술적인 면에서는 비록 아쉬움이 있을지언정 이야기의 기본적인 구성은 모두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는 경매사와 의문스러워 보이는 상속녀가 만나게 되어 서로 끌리다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익숙하면서도 흥미롭다. 거기에 경매사가 비밀리에 모으는 여인 컬렉션이라던가, 가치가 기대되는 자동인형의 조립, 저택 처분이나 둘의 미래 등의 요소들도 재미를 더한다.

다소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이야기의 결말과 엔딩도 꽤 대단하다. 그것마저도 짧은 문장으로 서둘러 끝나고 말지만, 여운은 진하게 남는다.

여러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절로 장면이 그려지기도 해서 새삼 영화에 어울리는 시나리오라는 생각도 든다. 나중에 영화도 꼭 챙겨봐야겠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