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탕 베르베르(Jonathan Werber)’의 ‘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Là où les esprits ne dorment jamais)’는 꽤 독특하고 매력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표지

세상엔 참 신기한 게 많다. 그 중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만큼 진짜같은, 다르게 말하면 거짓된 흔적이나 증거같은 걸 찾기 어려운 것들도 있는데, 그건 대게 여러겹에 걸친 심리적인 속임수와 기계적인 장치 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표적인 실제인 듯 신기하고 생생하면서도 가짜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바로 마술이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언젠가부터 마법과 마술을 구분해 부르면서 판자지적이 능력인 마법과 기술적인 속임수인 마술을 구분하기도 한다만, 영어로 말하면 둘 다 Magic으로 딱히 구분하지 않는다.

이는 역사적으로 마술이 마법처럼 이용되었기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둘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마술사들이 어디까지나 재능을 발휘한 마술쇼임을 분명히 하는 것도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반대로 그러지 않는 마술사가 있다면 그는 분명히 사기꾼이라 할 만하다. 초능력이나 심령술처럼 말이다.

이 소설은 그 중 심령술을 주요 소재로 삼고, 한 탐정 회사가 마술사를 통해 심령술사의 실체를 파헤치려고 하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인 ‘제니’가 대상인 ‘폭스 자매’에게 접근해 그들의 수수께끼를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그와 더불어 나오는 탐정 회사의 이야기라든가, 그들의 매뉴얼을 통해 살펴보는 탐정술, 그리고 제니의 아버지가 남긴 글을 통해 얘기하는 마술 이야기등도 꽤나 재미있다. 이것들을 한번에 늘어놓는 게 아니라 하나씩 조금씩 공개를 하며 이야기와 함께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좋아서 각각에 피로해지지 않고 흥미롭게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