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레르메니에(Maxe L’hermenier)’가 각색하고, ‘드제트(Djet)’가 그림, ‘파라다(Parada)’가 채색한 ‘거꾸로 흐르는 강 1: 토멕(La rivière à l’envers : Tomek)’은 ‘장 클로드 무를르바(Jean-Claude Mourlevat)’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간추려 담은 만화다.

표지

이야기는 주인공인 ‘토멕(Tomek)’이 어느 날 자신의 잡화점에 방문한 소녀 ‘한나(Hannah)’에게 반하면서 시작한다.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었던 토멕은 결국 그녀가 구하고자 했던 강물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는데, 그 신비한 장소에 이르기 위해 때론 위험을 겪기도 하고 신기한 장소를 지나기도 하면서 겪은 일들을 그려냈다.

현실에서 벗어난 일들을 그린 이야기는 일종의 판타지 모험극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판타지와 다른점이라면 신기한 현상이나 존재, 물건 들이 있는 세상을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두 우리와 별 다를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거다. 이는 주인공인 토멕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구성은 다소 고전적이지만 이야기가 일종의 신기한 체험기같은 느낌을 더 잘 살려준다. 잊혀지게 되는 숲이나 거대한 곰, 깊은 잠에 빠져드는 꽃 등 여행 중 만나는 것들도 하나하나 흥미롭다. 화려한 마법같은 게 등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대체로 소소해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 그런 게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게 하는 것이 이런 부류의 이야기를 읽는 한 재미가 아닌가 싶다.

그림도 다소 정적이긴 하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편이다. 보통의 만화와 달리 생각보다 글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그림책처럼 큰 판형을 사용해서 보기 편하게 한 것도 좋다.

아쉬운 것은, 아무래도 소설을 축약한 것이다보니 전개가 너무 빠르거나 묘사가 부족한 부분이 종종 보인다는 거다. (원작의 문제겠지만) 다소 이해하기 힘든 사연이나 선택을 보이는 것도 흠이다. 그래서 때로는 분량을 좀 더 할애해 충분히 풀어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그래도 이정도면 토멕의 긴 여정을 나름 잘 담아낸게 아닌가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