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헴 폴리스 2049’는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SF 소설 시리즈 첫 책이다.

표지

원작과는 분위기가 꽤 다르다. 그림과 시각적인 연출로 이야기를 전달하던 원작과 달리 하나 하나씩 풀어낸 문장으로 써야 했다는 것이 그 하나요, 진지하기도 하지만 유머러스함을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원작과 달리 소재부터 전개 그리고 묘사까지도 진지 일변도를 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보편적인, 그러면서도 다소 판타지적인 면모가 있는 인간 드라마였던 것과 달리 대놓고 사회문제를 들이밀며 종종 저자 자신의 생각을 게제하는 식으로 소설을 구성했다는 점도 꽤나 다르다고 느껴지는 점이다.

그러니 이 소설을 볼 때는 굳이 원작을 떠올리진 않는 게 더 낫다. 2차 창작이라고는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딱히 원작 고증이나 계승같은 것에 집착한 게 아니라 원작의 설정과 배경 그리고 캐릭터만 가져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저자 본인도 평행우주 이야기로 봐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전혀 별개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꽤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발전된 근미래와 현재가 조금 어색하게 섞여있는 것도 같지만 반대로 쉽게 해소되지 않고 계속 반복되는 문제라고 생각케도 하며, 앞으로도 지속될 어쩌면 더 심각해질 여러 사회 문제들도 썩 나쁘지 않게 하나로 엮어 다뤘으며, 마치 시사컬럼처럼 작가의 특정 생각이 너무 강하게 두르려져 나타난다든가, 이야기가 모두 해소되지않고 미완인채로 끝나버린다는 불만감은 있으나 그래도 의미도 있고 나름 볼만도 하다.

순정만화의 소설화라는 흥미로웠던 기획을 잘 만족했느냐에 대해서는 좀 아쉬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다.

다음 시리즈도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