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명령’은 대통령 암살을 소재로 한 대체역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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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에서 1983년에 걸친 시대를 배경으로 한국의 가장 더러웠던 전두환 집권기의 뒷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실제 인물과 역사적인 사건 등을 토대로 완전히 허구의 이야기를 써낸 소위 팩션(Faction)이다.

이런 소설의 정체성, 가장 악질적이라 할 수 있을만큼 부패 정치의 정수가 모여 만들어진 신군부라는 집단, 그들과 또 그들에게 대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은 물론, 친구라 할 수 있었던 두 사람이 서로 극과 극으로 대립되는 길을 걷게 되는 것 까지도 좀 유사점이 있어 자연스레 이전의 유명했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고, 딱히 겹치는 이야기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루는 시기는 물론 이야기의 방향성이나 전개 역시 꽤나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나 ‘자산어보’ 등 여러 역사소설을 써왔던 작가라서 그런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는 꽤 준수한 편이다. 역사의 일면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건들 사이의 빈 공간을 흥미롭게 채워서 대체역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재미있게 볼만하다.

반대로 대체역사물을 즐겨보는 사람에게는 좀 불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처음부터 끝을 정해놓은 느낌의 이야기라서 대체역사물 특유의 말도 안되지만 막힌게 뻥 뚤리는 듯한 그런 시원함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장르 소설로서의 대체역사물과는 결이 많이 다른 셈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크게 틀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쓴 것 같아, 좀 더 일반적인 역사 소설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