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은 범잡한 사람들을 피해 늦은 점심을 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표지

소재는 혼밥족, 그리고 같이먹기다. 예전에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바 있었을 정도로 현시대를 깊게 반영한 소재라고 꽤 낙익게 다가온다. 혼밥을 하다가 오래 눈에 띄어 맘에 들게 되었다는 것이나, 같이 밥을 먹는 건 어떠냐는 것 들이 그래서 꽤 그럴듯하다. 그 후에도 곧바로 연애로 이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밥 먹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게 나름 일상물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그게 현실에서도 있을 법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한다.

소설의 상당수가 여기에 할애되어있다. 둘은 밥을 먹으면서 참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때로는 각자의 생각이나 과거의 일들 같은 것들도 서로 얘기하고 그러는데, 만나서 같이 밥 먹은지 얼마 안된 사이에 그렇게까지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나 싶어 이런 점은 조금 비현실적이어 보이기도 했다. 너무 깊게 얘기하고 진득하니 끝까지 들어주는 둘의 대화 방식도 마찬가지다. 문장이나 표현이 조금은 시적인 면도 있어서 소설로서는 조금 낯설기도 했다. 사랑에 빠지면 저런 식으로 얘기하게 되는건가.

그런데 막상 그런 일들이 둘의 연애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어서 좀 미묘했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늘어놓는 것 보다는, 서로에게 끌리고 좋아하게 되는 사소한 계기나 그렇게 되어가는 마음의 변화 등을 좀 더 그렸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아쉬움도 남았다.

나름 익숙한 전개라 전체적인 흐름이 나쁜 것은 아니나, 몇몇 복선은 조금 급박하게 들이밀어 갑작스럽기도 했다. 과거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막상 현재의 이야기는 부족해서 마무리도 조금은 급하게 지어지는 느낌을 준다.

이 소설이 가진, 전해주고 싶었던 어떤 감성같은 것이 남기는 하나, 그래도 역시 소설로서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