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모(陳墨)’의 ‘공자에게 사람됨을 배우고 조조에게 일하는 법을 배우다(向孔子學做人,跟曹操學做事)’는 공자의 가르침과 조조의 처세를 담은 책이다.

표지

고대 중국 춘추시대의 정치가이며 사상가인 공자(孔子, Confucius)는 또한 유가와 법가의 공동 시조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가르침은 한국에도 전해져 오래 전부터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이란 무엇인가를 정립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유교 사상은 지금에 와서는 불필요한 허례허식, 쓸모없는 절차, 악습을 낳는 상하관계 따위의 부정적인 면이 유독 부각되고는 하지만 원래 유교 사상은 그런것이 아니다. 유교의 기본 사상인 인(仁), 효(孝), 예(禮)는 인간의 동물과는 다른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책에서는 그런 공자의 가르침을 과거 중국의 역사 또는 서양의 이야기를 통해 잘 설명했다. 그저 말로 풀어낸게 아니라 예시를 들었기 때문에 비록 어려운 내용이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편이다.

인간이란 어때야 하는가를 설파한 공자의 가르침은 지금 봐도 자동으로 고개를 끄덕일만해서, 진정한 가치는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것을 알게한다.

책의 또 다른 면인 조조(曹操)의 이야기는 공자의 가르침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공자의 가르침이 어떤 이상적인 인성의 모습을 얘기하는 것이었다면, 조조의 일화는 그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실제로 유용할만한 처세를 담고있다. 그래서 두 가르침이 조금은 상반된 느낌도 들고, 한편으론 실제 세상 살이에선 이상적으로만 살 수는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둘 다 정치에 발을 담근 인물이었지만, 이상과 현실이라는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인간을 바라본게 재미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만이 정답인건 아니다. 왜, 처세를 중시한 조조도 의리의 화신이라는 관우에게 반해 여러번 러브콜을 보내기도 하지 않았던가. 처세를 잊지 않으면서도 이상을 잃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현실적으로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얼핏 상반되어 보이는 둘의 가르침을 한 책에 담은 것도 나름 의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