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나다’는 제목처럼 학교를 떠나는 과정과 그 후를 그린 만화다.

표지

저자의 경험을 그린 일상툰이기도 한 이 만화는 자퇴라는 조금은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자퇴가 민감한 이유는 (대학처럼 꼭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학교라는게 거의 대부분 특정 나이대에서만 겪을 수 있는 교육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며, 어른이나 단체 생활 등을 통해 사회생활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다. 단지 학문만이 학교가 주는 값어치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과연 저자가 자퇴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인생과 행복을 찾아나가는지 궁금한 한편, 자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자칫 충동적인 자퇴를 부추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괜한 우려였던 것 같다. 내용을 보면 막성 자퇴를 그토록 바랬던 저자도 자퇴를 그렇게까지 옹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그럴거면 자퇴는 왜 했어’ 싶은 장면들이 나오기까지 한다.

이야기도 자퇴 그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고 원하던걸 하는 것, 말하자면 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에 가깝다. 학교는 어떻게 보면 빡빡하게 굳은 일정으로 그걸 방해하면서 때로는 원치않는 관계 등으로 고통을 주는 곳으로 그려지는데, 비록 그 상세까지는 그리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학교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들을 품어봤던 적이 있을 것인지라 자퇴에 대한 바램이 어렴풋이 공감이 가기도 한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기다린 끝에 자퇴를 한 것인데도 무엇을 할 것인가까지는 딱히 생각해둔 게 없다는 것은 조금은 한심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퇴시기가 아직 어린 고1(약 16세)때 였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방황하던 몇달을 끝내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는 괜히 응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야기에는 의외로 생각해볼만한 것들이 꽤 많이 나온다. 과연 학교가 꼭 필요한 것인가는 물론, 고학력과 취업만을 위해 말 그대로 생애를 모두 쏟아붙는 교육 현실, 학교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적인 문제들도 있다. 개인의 이야기에 더 중점을 뒀기에 그것들은 스치듯 흘러가긴 한다만, 현실적인 문제라서 한번쯤 고민하게도 된다.

만화의 완성도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만, 그렇다고 잘 짜여진 것도 아니다. 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거나, 중요한 듯 등장했던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는가 하면, 뜬금없이 등장한 캐릭터가 전부터 나왔던 것처럼 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인 경험을 담은 것인데, 그 과정을 전부 다 담은 게 아니다보니 중간 중간 빈 곳이 있어서다. 어차피 픽션으로 각색한 건데, 등장인물도 좀 더 정리했으면 좋았겠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