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아 라일런트(Cynthia Rylant)’가 쓰고 ‘브렌던 웬젤(Brendan Wenzel)’이 그린 ‘삶(Life)’은 생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담아낸 그림책이다.

표지

삶이 무엇인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삶은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그것을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치있게 풀어냈다. 아주 작은 존재로부터 시작해 자라난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때론 어려운 일이 닥칠 때도 있지만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간다는 지혜는 물론,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튀거나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우러냈다.

그걸 담아낸 그림도 매력적이다. 파스텔톤 색감의 동화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그림 그 자체도 그렇고, 나레이션처럼 들려주는 이야기도 잘 나타냈으며, 때론 한 생명의 여정을 함께하는 것 같고, 또 어떨땐 지구를 둘러보는 것 같기도 하게 만든 구성도 역시 잘 했다.

내용도 좋다. 아이들에겐 삶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고, 어른들에겐 삶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짧지만 그 안에 마치 압축한 듯 여러 이야기가 눌러 담겨있어 보고나서 남는 여운도 강하다.

아쉬운 것은 ‘Life’의 번역이 썩 매끄럽지 않다는 거다. Life가 ‘삶’ 뿐 아니라 ‘생명’ 등 여러가지로 번역 가능한 단어라서다. 실제로 책은 어떨땐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어떨땐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걸 한국어판에서는 전체적으로 ‘삶’이라고 통일해 번역했는데, 그게 몇몇 곳에서 미묘한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언어의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보이기도 하나,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