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작가의 인생 경험과 깨달음을 만화 보노보노의 에피소드나 대사와 함께 이야기하는 책이다.

김선희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보노보노는 단순한 그림체에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화라서 어린이용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어린 왕자가 그런 것처럼 보노보노에도 꽤 깊은 울림을 주는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게다가 그것들은 일상에서도 보거나 느낄법한 것들이 많아 공감도 잘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에피소드나 대사를 작가의 경험과 생각 위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원작을 사용했다. 그래서 삶과 인생에 관한 에세이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보노보노에 대한 장편 리뷰 같아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제목과는 달리) ‘보노보노와 친구들처럼 살고 싶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데, 그게 괜찮고 또 좋아 보여서 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 그러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기도 했다.

책은 문체도 마치 지인에게 털어놓거나 혼잣말하는 것처럼 썼으며, 딱 맞춘 서식 대신 시처럼 중간에 개행도 하고 그래서 조금은 일기장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딱히 어려운 얘기가 아닌 일상 얘기를 하는 거라 더 그렇다. 그런 만큼 너무 무겁거나 한 것도 없고, 대체로 공감할만한 것들이라서 ‘그런 거 있지’하며 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무엇보다, 보노보노 원작 만화를 보고 싶다는 거였다. 기존에 나왔던 것은 번역도 어설프고 중간까지만 나오고 말았는데, 그걸 이번에 번역도 다시 하고 전권(일본 기준 현재 41권)을 낼 계획1이라니 기대하며 기다려봐야겠다.

  1. 참고: 조선일보 문화 소식 “일본 만화 ‘보노보노’ 국내 재출간”, 거북이 북스 Tw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