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는 투자 실패로 재산을 탕진한 후, 부동산 경매를 통해 재산을 축적한 박수진의 성공기와 사례를 통한 팁을 담은 책이다.

박수진 -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책은 성공기이기도 하면서 또한 투자 뽐뿌 책이기도 한데, 이를 위해 먼저 투자 실패로 재산을 탕진한 얘기를 풀어놓아 자산을 이용해 성공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자산이 많이 없어도 방법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론, 자산이 전혀 없다면 사실상 경매는 불가능하다. 경매에는 보증금 등 반드시 써야 할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적게 가진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최소한 빌릴 수라도 있어야 한다. 저자 역시 다른 직업을 통해 돈을 벌고 있었고 지인을 통해 얼마 정도는 빌릴 수 있었기에 경매를 할 수 있었다.

어쨌든 서두를 마친 후엔 공부했던 경험에서부터, 어떻게 집을 보러 다녔는지, 경매 당시 중요한 이슈는 뭐였는지 등을 마치 활극처럼 얘기한다. 거기에 소소한 팁과 주의할 점들을 덧붙이고, 마지막은 해피엔딩을 맞는 주인공처럼 끝맺는다.

그래서 실제 경매를 하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대단한 자극을 줄 것이다. 성공담이 이어지고, 안될 것 같은 경매도 어떻게든 방법이 있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거기서 얻은 이익에 대해 말하는 게 너무나 달콤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래서 반대로 우려도 됐다. 어떤 투자든 분명 리스크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을 일부러 외면하는 것 같아서다. 마치 나는 성공 일변 가도만 달렸고, 이 길은 그런 길이며, 그러니 당신도 달리라고 하는 것 같다. 앞서 이 책을 ‘성공담’이며 또한 ‘뽐뿌’ 책이라고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좀 위험해 보이기도 하다. 아무리 시작이 반이라고는 하지만, 투자는 반드시 밑바닥 지식과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매 결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내용도 있다. 쓰고 받은 돈을 따지면 약 215만 원 만이 부동산에 묶였다고 얘기한 것이 그렇다. 그런데, 사실은 전세를 승계받았기에 전세금 3,000만 원도 묶여있는 것이고, 이는 전세금을 올려 추가로 받은 500만 원도 마찬가지다. 거기에 가처분 및 가압류해뒀던 걸 지우기 위해 대부업체에 대납한 12,575,748원, 가처분을 지우는데 든 비용을 보내 달래서 지출한 5만 원, 낙찰가로 지출한 6,711,110원, 취득세 7만 원, 경비 약 20여만 원, 등기 등에 든 비용 10여만 원, 등기비용 약 1만 원을 더하면 최종적으로 이 부동산에 묶인 금액은 약 54,716,858원이 된다. 부동산을 팔 때 기존 전세 승계를 조건으로 한다고 보고 전세금은 뺀다고 하더라도 낙찰과 이후 정리를 위해 사용한 약 19,716,858원은 부동산에 묶인 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왜 약 215만 원밖에 묶이지 않았다고 한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그래도,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을 적은 팁은 쓸만하고 그래서 더욱 부동산 경매에 혹하게 한다. 경매에 필요한 지식을 충실하게 담은 것은 아니어서 실제로 경매에 뛰어들려면 반드시 따로 공부해야만 하겠으나1, 경매 과정이나 주의점 같은 기본적인 것들은 담았으니 시작을 위한 물꼬도 틀어준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경매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확실한 응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1. 이런 공부를 위한 방편으로 저자 본인의 이전 도서들을 소개한걸로 보아, 이 책은 처음부터 뽐뿌를 주목적으로 쓴 것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