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플레이리스트 2’은 동명의 웹드라마 시즌2를 각색하여 소설로 옮긴 책이다.

표지

시즌2는 시즌1에 비해 화수도 8화에서 12화로 늘고, 새로운 인물도 등장시키며 그들 각자의 사랑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해 이야기가 풍부해졌다.

그들을 통해 새로 사랑을 시작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것을 그리는 한편, 이제는 편해진 연인을 통해 그들이 겪는 연애 그 다음을 그리기도 한다. 익숙해짐과 갈등, 이별같은 것 말이다.

문제는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짧은 이야기를 연결해 빠른 전개를 보여주는 이 시리즈의 장점이 이런 연인들의 깊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서는 단점처럼 작용하기도 한다는 거다. 얼마 전까지 깨가 쏟아지는 것 같던 연인이 갑자기 서로를 의심하고 마뜩잖아 하는 것처럼 그려져서다.

그렇게 변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의 연애로 채워서 더 그렇다. 덕분에 이야기의 폭은 넓어졌지만, 개별 이야기의 깊이는 좀 옅어진 듯하다. 그게 이들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갈등을 겪는 것이나, 서로를 생각하는 것에 대한 공감을 좀 떨어뜨린다.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야 물론 그 공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기는 하다만, 그렇다고 너무 날린 것 아닌가 싶다.

소설화 면에서도 아쉬운 면이 보인다. 영상물인 원작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연출이 그렇다. 갑자기 슬레이트를 치듯이 ‘누구의 경우’라며 이야기를 전환하는 것은 좀 너무 쉽게 가려고 한 것 아닌가. 원작을 충실히 담아내는 것도 좋지만, 개별 소설로서의 원성도도 좀 생각했으면 더 좋았겠다.

어떻게 보면 시즌2는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시즌1이 짧으면서도 나름 깔끔했던 것은 이야기가 사실상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거의 3개로 늘어났으니, 겨우 12화로 각각을 모두 충실하게 다 담아내기는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여전히 가벼운 로맨스로서는 볼만 하나,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