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복서’는 복싱하기 싫은 복싱 천재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표지

이야기 자체는 큰 굴곡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자칫 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비슷하게 기승전결이 좀 약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건 이 소설이 자극적이거나 독특한 것을 주 매력으로 삼기보다는 순수한 인간 드라마 자체를 보다 중시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라 “순정”복서라고 한 것 같지만, 이런 점에서도 꽤 나쁘지 않은 제목이다.

그렇다고 살짝 판타지같은 허구적인 재미 요소가 없는 거냐면, 그렇지는 않다. 챔피언을 쓰러뜨린 젊은 복싱 천재라는 캐릭터도 그렇고, 스포츠 에이전트가 궁지에 몰린 끝에 참여하게 되는 ‘픽스매치’라는 소재도 그러하며, 거기에 무서운 형님들이 끼어있어 그게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느는 전개만 봐도 다소 픽션적이다.

그러나, 각각의 실례들은 생각보다 꽤 많이 찾을 수 있어서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각각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잡은 후 주변 환경과 캐릭터성 등을 엮어 일이 진행되도록 만드는 솜씨나 그걸 풀어내는 문장도 나쁘지 않아서 나름 몰입감도 있다.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하는 메시지도 괜찮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그 중에서 몇몇은 심각하게 고민했을 문제이기에 나는 어떤가, 또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가 생각해보게 한다.

소설은 신작은 아니다. 2013년에 치러진 ‘제2회 교보문고 로맨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픽스매치’와 그 2014년 출판작인 ‘순정복서 이권숙’의 개정판으로, 오는 8월 21일부터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에 제목을 맞춰 다시 낸 것이다.1

소설은 잔잔한 인간 드라마에 가까운 느낌인데, 그걸 그대로 영상화기는 좀 심심했는지 드라마 시놉은 좀 자극적인 요소들을 추가한 게 보인다. 과연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완성되었을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1. 제목이 무엇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느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 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