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마도카(佐藤 まどか)’가 쓰고 ‘탄지 요코(丹地 陽子)’가 삽화를 더한 ‘매직 아웃(Magic Out; マジックアウト)’은 마법 사회를 배경으로 한 성장 판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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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에테르리아’는 꽤 흥미로운 사회다. ‘재술’이라고 하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재능’에 기대어 고도로 발전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시리즈에서 말하는 재술은, 쉽게 말하면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4원소 정도로 간략화해서 미리 정해진 특정 현상을 일으키는 정도로만 얘기되는 마법과 달리 소설 속 재술은 인간 생활 전반을 모두 재술로 꾸려나갈 수 있을만큼 종류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일반적인 마법적인 능력에서부터, 신체강화같은 체력적인 부분은 물론, 과학을 대체할만한 능력까지 있다.

그렇다보니 에테르리아는 힘겹게 쌓아올려야 하는 과학 대신 쉽게 부릴 수 있는 재술을 이용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빠르게 더 높은 수준의 기술과 문화를 축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재술을 쓸 수 있는 ‘재능’이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에 따라 급을 나누고 누릴 수 있는 혜택까지 차이를 두는 등 꽤나 중세적이라 할만큼 낙후된 문화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재술이라는게 생활과 문화 모두를 결정지을만큼 주요해져버렸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재술에만 의존하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굳이 재술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것들조차 모두 재술로 하고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닥친 ‘매직 아웃’은 나라 전체를 크게 동요케 한다.

‘매직 아웃’은 정전 상황을 일컫는 ‘블랙아웃’처럼 마법, 즉 재술이 사라진 상황을 말한다. 말하자면 ‘침묵 마법’이 걸린 것과 같다. 보통은 그렇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에테르리아는 삶 전반을 재술에 의존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다.

이 상황을 재능이 없는 ‘무재인’을 중심으로 다른 나라나 박물관에서나 보아왔던 과거의 유물들을 통해 하나씩 극복하며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재능이 없는 줄 알았던 주인공이 사실을 굉장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건 좀 클리셰적이고,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 좀 작위적이어 보이는 설정들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사실은 힘을 숨겼다든가 하는 식으로 단순하게 처리한 게 아니라 그럴듯한 세계관과 사회를 설정하고 일종의 재난상황에서 보여줄 수 있을만한 활약을 그렸기 때문에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마치 중세 마법 세계같은 첫인상과 달리 SF적인 요소가 다분히 들어있고, 그게 다음 이야기나 생각할 거리로 이어지는 것도 좋았다.

이런 긍정적인 면모들이 다음 3권의 이야기도 기대하게 한다.

문장과 이야기 전개는 좀 아쉬웠는데, 사건이나 대화를 통해 인물의 생각 등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지적인 묘사나 느닷없는 독백같은 것으로 매번 직접 적어내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좀 얕다는 느낌도 든다.

다만, 애초에 이 시리즈가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창작동화라는 걸 생각하면, 쉽게 읽을 수 있게 쓴 것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단순하게 단점이라 하기는 좀 애매하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