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 지에벨(Karine Giebel)’의 ‘게임 마스터(Maîtres du jeu)’는 작가의 짧은 심리 스릴러 단편 두개를 엮은 소설집이다.

표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두 단편은 짧은 분량에도 상당한 몰입감과 재미를 준다. 두편은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특히 ‘죽음 뒤에’의 구성에는 감탄이 나왔다.

갑작스레 유산으로 받게 된 낡은 집이라던가, 그 집에서 벌어지는 일, 그 뒤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있는 반전까지 모두 좋았다.

재밌는 건 이게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이야기나 반전을 보여줘서 그런 게 전혀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지루하다 할만큼 뻔하게 예상되는 면도 많았다. 소설의 주요 이야기들이 꽤나 기존의 다른 작품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단, 이는 개인 경험에 따른 것으로, 작품의 첫 공개 일시를 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말로 잘 이었고, 하나씩 풀어내는 것이라던가, 은근히 다음 이야기에 대한 복선이 되는 대사를 까는 것도 잘해서 어떻게 될지 뻔히 짐작을 하면서도 막상 그게 드러났을 때는 절로 감탄을 하게 만든다. 잘 쓴 소설이란 단지 소재가 신선하고 좋으냐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그에 비해 ‘사랑스러운 공포’는 조금 아쉬웠다. 누가 살인마일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름 반전도 있으며, 뒤가 어떻게 될지 그렇게 뻔 한것도 아니었다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흥미롭거나 긴장감이 일지는 않았다. 특히 정신의학적인 부분은 잘 공감이 가지 않아서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뭐야, 이런 식으로 끝난다고?’ 싶은 찝찝함도 남긴다.

같은 작가가 쓴 유사 장르의 소설이 이렇게까지 평이 갈리다니 오히려 놀랍다. 다른 작품은 어떨지 궁금한데, 적어도 더 읽어보고 싶게 한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