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는 악에 대한 고찰을 담은 소설이다.

표지

다분히 특정한 목적을 두고 쓴 소설이다. 그래서 중간 중간 다소 교과서나 철학서같은 얘기들도 자주 나오며, 이야기 역시 그것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뒤따라 오는 느낌이다.

게다가 꽤나 종교적이기도 하다. 단지 인간 수준에서만 악과 선, 의 같은 것을 따져보는 것이 아니라 심심치않게 인간을 넘어선 신적 존재와 그 의지(또는 의도)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 때문이다.

그것을 저자는 꽤나 분명하고 직접적인 문장으로 적기도 했다. 덕분에 메시지는 물론 그 성향까지도 꽤나 뚜렷한 편이다. 덕분에 설사 전체적인 의견엔 동조하더라도 세세한 것에서는 공감하지 못하는 면이 있어 걸리는 느낌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더욱 이 소설이, 기본적으로는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쓰이는, 여타의 소설들과는 괘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 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그렇다고 소설로서의 재미를 포기했다는 것은 아니다. 꽤나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면모도 나름 잘 살려서, 진실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하기도 하며 이후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나름 흥미롭다. 비록 앞서 말한 것들이 이것들을 좀 억누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픽션에서나 있겠지’라며 치부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있을법한 상황도 잘 만들어냈다. ‘그게 가능하겠어?’라거나 ‘그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면모들도 한편으론 얼마나 악이 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