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니시 이사오(福西勇夫)’와 ‘후쿠니시 아케미(福西朱美)’의 ‘성인 ADHD 안내서 : 나는 왜 침착하지 못하고 충동적일까?(マンガでわかる大人のADHDコントロールガイド)’는 제목 그대로 성인을 위한 ADHD의 이해와 대처법을 소개하는 안내서이다.

표지

ADHD 자체는 지금에 와서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얘기할 때 꼭 한번씩은 언급되는 병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의외로 이를 아이들에게만 한정해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미 다 자란, 심지어 사회 생활을 하고있는 성인에게는 딱히 해당이 없을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DHD는 뇌 기능 이상의 일종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아직 발견된 바 없기 때문에 나이나 상황에 ADHD 여부가 갈리지는 않는다. 성인이어도 분명히 ADHD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ADHD로 인해 어려움을 겪느냐, 또는 주변과 어울리며 잘 살아가느냐에 따라 이를 체감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다시말해, 이제까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생활 환경이 바뀌면 언제든지 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엔 (이제껏 문제가 없다고 믿었으므로) 자신의 성향이나 노력 따위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며 자신을 탓하기도 하는데, 그게 우울증 등의 낳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치료와 대처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이 책은 그런 ADHD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잘 담아냈다. 이 책이 실제로 도움이 될 사람은 ADHD 증상을 겪는 사람일 것이란 걸 생각하면, 책에 잘 집중하지 못하기도 하는 그들을 위해 일부를 만화로 그린 것도 칭찬할 만하다.

ADHD와 그 증상, 그리고 치료와 대처법을 주제별로 분류해 담은 내용도 좋은 편이다. ADHD를 겪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하더니, 실제로 책에서 말하는 증상들은 나 스스로나 주변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증상들을 하나씩 보면서 ‘혹시…‘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

조금 재미있었던 건, ADHD의 대처법이 의외로 일반에서도 통용되는 자기관리법과 많이 닮았다는 거다. 어쩌면,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하려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기본적인 목표가 같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책에서 다루는 대처법들은 꼭 ADHD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익혀두면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번역이 썩 마뜩잖다는 거다. 전체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는데야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만화의 일부 대사는 상황이나 인물에 맞지 않은 것들도 꽤 있어서 어색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더러 있었다. 좀 더 한국어에 맞게 정리하고 다듬으면 어땠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