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구치 마코토(たにぐち まこと)’ 감수하고 ‘기타다 다키’의 시나리오로 ‘anco’와 ‘트렌드 프로’가 만화를 만든 ‘만화로 배우는 프로그래밍(マンガでざっくり学ぶプログラミング)’은 프로그래밍의 개념과 기초를 알려주는 프로그래밍 입문서다.

표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만화를 대폭 도입했다는 거다. 보통 이런 류(만화를 함께 싣는 학습서)는 어디까지나 마중물로만 만화를 이용하고 다른 학습서와 대동소이한 학습 내용과 분량을 담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에 비하면 정말 만화의 비중이 굉장히 큰 편이다.

게다가 만화가 단순히 흥미를 붙이게 만드는 이야기 부분만을 담당하는 것도 아니다. 만화 내에서 프로그래밍 능력이 대체 실생활에서 어떤 때에 필요한가도 보여주는데다, 간략하게나마 어떤 프로그래밍 기법이 있는지 소개하기도 한다.

분량과 내용 면에서 과연 ‘만화로 배운다’고 내세울만 하다.

책에서는 최대한 간단한 것들을 쉬운 정도에서만 얘기하는데, 그건 이 책이 프로그래밍에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익혀야 할 사전지식이 적고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 ‘오토메이트’와 ‘스크래치’, 그리고 웹 등에서 널리 이용되며 그래서 다양한 환경에서 손쉽게 실습해볼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를 골랐는데, 입문자를 위한 언어로는 참 적절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을 배우는 용도로도 적당하고, 실제 업무나 생활에서 활용성도 높기에 더 그렇다.

그 외에도 컴퓨터 구조에 관한 내용을 싣는 등 나름 프로그래밍 기초에 관한 내용들을 꽤 신경써서 넣은 편이다.

다만, 만화의 비중이 높고 따라하기식 진행에 읽기 쉽게 풀어쓴 문장 때문에 내용의 압축률이 굉장히 낮다. 뭔가 좀 시작할려는가 했더니 끝나버리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싱거운 책으로 느껴질 공산이 크다.

대신, 그만큼 책에 수록된 내용이 대부분 손쉽게 이해가 되며, 이어지는 흐름이 있는 만화도 나름 알차서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 컴퓨터나 프로그램밍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로는 의외로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