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올손(Kristina Ohlsson)’의 ‘파묻힌 거짓말(Lotus blues)’은 이어지는 반전이 매력적인 하드보일드 드라마다.

표지

책을 열면 바로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은 굳이 매력적인 면이 뭔지 발굴해내려 하지 않아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소설이다.

그럴듯한 여자 꼬시기를 선보이는 바람둥이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한 것부터, 얼핏 냉정하고 사람간의 관계에 깊은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따뜻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가족주의 적인 면도 그러하며, 그 주위의 능력있는 사람들, 그에게 어느 날 떨어진 갑작스런 자살 사건으로 부터 시작되어 종잡을 수 없이 커져가며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까지 많은 부분이 재미로 가득 차있다.

소설에는 꽤 여러개의 반전이 준비되어있었는데 그것들이 하나씩 풀려나오는 것도 감탄이 나오게 했다. 이전의 것들을 뒤엎을만한 반전들은 극을 훨씬 흥미롭게 해주기도 하고 나름 긴 분량인데도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것들 하나 하나가 모두 그저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니라 나름 잘 짜여진 각본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는게 더 좋았다. 반전에 나름의 복선이 깔아두었단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복잡한 사건이 조금씩 풀리면서 퍼즐 맞추듯이 들어맞아가는 것도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기자와의 인터뷰와 마틴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구성도 이야기를 계속 흥미롭게 하는 요소로 꽤 좋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그렇게 해소해낸 것만큼이나 남아있는 것도 많이 있다는 거다. 단지 그 뿐 아니라, 새로운 떡밥이나 의문점 역시 의도적이라 할만큼 여럿 남겨놓기도 했다. 그건 이 책이 하나로 연결되는 마틴 베너 시리즈의 1권으로 아직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라서 그렇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한 작품이 개별적인 완결성을 갖지 않고 다음 작품으로 많은 것들을 전달하는 시리즈 방식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그게 책을 다 보고 나서는 ‘이렇게 끝나?’하는 불만족 스러움도 남게 했다.1

반대로 그만큼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것도 사실이다. 어느 정도 진실이 드러나고 새로운 일에 착수하게 된 마틴이 다음 작품인 ‘미오스 블루스(Mios blues)’에서는 또 어떤 사건과 진실, 반전을 마주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번역은 일부 말투에서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잘 된 듯하다. 다만 작중에도서도 언급되는 ‘블루스’를 이용해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을 두었던 원작과 달라 썩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반전이 많은 소설이라는 점을 강조해주기는 하지만, 전체 이야기와도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고. 후속권들은 어떻게 붙일지 궁금하다.

  1. 내가 마블 시리즈를 썩 좋아하지만은 않는 것도 이런 때문이었다. 시리즈 초반엔 얼마나 심했는지, 마치 페이즈 완결작인 어벤져스를 위한 광고같은 면도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