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명화, 붉은 치마폭에 붉은 매화 향을 담다’는 조선 명화를 소재로 한 만화로, ‘마음으로 느끼는 조선의 명화’의 개정 증보판이다.

표지

조선 시대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이 책은, 그 이야기를 한국화풍으로 그려낸 만화로 보여줌으로써 책 전체에서 한국화의 향취를 강하게 풍기도록 했다. 이게 단순히 한국화를 소재로 한 것이 아니라 한국화의 맛과 멋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는 걸 더 잘 느끼게 한다. 해당 작품의 일부를 확대하거나 그런 스타일의 그림을 집어 넣는 등 작품을 만화에도 반영한 것 역시 마음에 든다.

만화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두 종류로 나뉜다.

그 중 하나는 현대를 살아가는 창작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이건 일종의 에세이나 일상물에 가깝게 느껴진다. 다만, 그들의 그러한 삶의 편린 중에는 한국화 속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맞닿아 있는 것이 있어서 그를 통해 은근히 한국화를 선보이고 한국화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식이다. 그러면서 화나 그림의 대상이 등장해 캐릭터들과 직접 만나는 등 다소 판타지적인 전개가 펼쳐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일상과 한국화의 정취를 연결하거나 해당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나 정서같은 것을 전달하기도 해서 잠깐의 신기한 모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다른 하나는, 한국화를 그린 화가들의 일화를 담은 것으로 그림에 얽힌 역사적인 일들이라든가 인물들의 이야기는 해당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해준다.

서로 조금 다르지만 작품의 매력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둘 다 괜찮다. 다만, 창작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어차피 연속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개별 역사 에피소드들을 그린 만화쪽인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