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The Maze Runner, 2014)’는 ‘제임스 대시너(James Dashner)’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3부작 영화의 첫번째 작품이다.

한국 포스터

영화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원래도 3부로 이뤄진 소설을 각각 하나씩 영화로 제작하는 것으로, 이 영화는 1편인 메이즈 러너를 일부 각색한 내용을 담고있다.

장르는 SF 액션 스릴러 정도다. 이야기는 일종의 탈출기이로, 기억을 잃은 소년들이 미로 안에 갇힌채 깨어나서 어떻게 하면 이 미로를 탈출할까 그 방법을 찾아간다. 그 3년동안 이들은 미로 중앙에 있는 ‘글레이드’에서 지내는데, 이는 이곳이 밤이 되면 나타나는 괴물 ‘그리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년들은 이곳에 터를 잡고 ‘러너’를 뽑아 낮 동안 미로를 살펴보고 지도를 만들어간다.

영화 내용을 일부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로를 파악하는 과정은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인 토마스가 미로에 들어갔을때는 이미 3년여가 지난 후였고, 그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로의 비밀을 파헤치는 재미는 거의 볼 수 없다.

게다가 보다보면 설정 구멍도 많다. 이름 외엔 모든 기억이 없어졌다고 했는데 어떻게 여러가지 도구를 사용하고 물건들을 만들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보고서 살아 돌아온 사람은 없다는 그리버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지, 미로에서 주인공들을 쫒을 때는 벽을 잘만 타던 그리버들이 왜 글레이드 주위 벽은 넘지 못한다는건지, 탈출 방법도 꼭 미로 제작자가 만들어놓은 출구를 찾을려고만 하는것도 이해가 안되고, 기계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정도로 무지하면서도 키의 중요성을 한번에 알아본다던가, 처음부터 사용법을 알고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키를 이용하는 등 이야기 진행에도 좀 무리한 면이 있다.

그래도, 벽돌과 기계장치로 이뤄져 있으면서 바닥과 벽 전체가 크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바뀌는 미로라는 요소는 매력적이며, 그런 미로를 간파해서 탈출한다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그 과정에서 겪는 그리버로 인한 공포와 소년들간의 갈등 따위도 나쁘지 않게 다룬 편이다. 영화 끝에 차기작을 예고하며 드러내는 거대한 음모도 앞으로를 궁금하게 한다.

그래서 좋은 영화냐. 그렇지는 않다. 설정과 각본에 아쉬운 면이 많아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좋은 영화냐면 또 그렇지도 않다.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지도 않고, 오히려 꽤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눈에 띄었던 구멍들도 영화에는 미처 담지 못했던 추가 설정이 있었던건 아닌가 좋은 쪽으로 해석해 보게도 된다.

마지막의 반전을 포함해 아직 많은 것들이 가려져 있어 답답한 마음도 들지만, 그게 한편으로는 다음 편에대한 흥미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리즈 영화의 시작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