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Maze Runner: The Death Cure, 2018)’는 메이즈 러너 영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 시리즈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아쉬운 점도 많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시리즈라고 생각했었다. 매력적인 면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편에서는 그런 것보다 실망이 더 커 이러다 용두사미가 돼버리는 거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그게 실제로 일어났다.
물론, 2편보다는 나았다. 그동안 벌린 것들을 나름대로 정리하기도 했고. 하지만 설정은 허술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각본은 엉성하기만 했다.
소설을 영화로 만들 때는 짧은 시간 안에 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수정한다. 이건 당연한 절차다. 문제는 그러면서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거다.
왜 미로가 필요 하느냐부터, 소년들과 그들을 괴롭히는 이유도 그렇고, 그들이 갑작스레 레지스탕스와 같은 활동을 하고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것도 이상하며, 세상에 퍼진 바이러스는 나 몰라라 하고 뜬금없이 율도국을 세우는 엔딩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친구를 잃은 슬픔, 바이러스를 치유하겠다던 숭고한 희생정신은 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심지어 바이러스는 공기감염이 된다는데, 외딴곳으로 간다고 무슨 해결이 된다는 건지. 백신도 복잡한 장치를 통해 강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며 뽑아야만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그러더니, 갑자기 피 한 방울에서 뚝딱 시험 백신을 만들어내고 효과까지 확인하니 우습기 짝이 없었다. 아니, 그럴 거면 그냥 애들한테 헌혈이나 좀 자주 해달라고 하면 되지 않았나. 그걸 왜 쓸데없이 억지로 잡아다 기억 지우고 별 뻘짓을 다 하면서 일을 키운 건지, 원.
이렇게 이야기가 엉성한 것은 모두 영화를 위해 원작을 바꾼 게 계속 이상하게만 굴러갔기 때문이다. 각본가가 영화에 맞게 바꾼 설정으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거다.
이렇게 망하는 영화가 한둘은 아니다. 그러나, 메이즈 러너는 나름 시작이 괜찮았기에 더 아쉽다.
역시, 소설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