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Maze Runner: The Scorch Trials, 2015)’은 메이즈 러너 영화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다.

한국 포스터

영화 내용을 일부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전편의 엔딩도 있고, ‘미로는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는 광고 문구도 있고 해서 미로와는 또 다른 공간에서의 역경과 음모, 탈출이 주된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예상을 크게 벗어나서 놀랐다. 문제는 그게 그렇게 좋은 놀람이 아니었다는거다.

전편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초반 뿐, 밖으로 나온 후에는 그저 뛰고 뛰고 뛰고, 마치 3류 좀비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영화 ‘월드워Z(World War Z, 2013)’를 떠오르게 하는 빠르고 힘쎈 좀비들을에게서 도망치는 장면도 많고 총 싸움도 하는지라 액션 자체는 전편에 비해 늘어난 느낌이지만 그게 이야기를 위해 썩 필요해 보이지도 않았고 그 자체가 그렇게 재밌고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설정 구멍도 상당하다. 플레어 바이러스가 심각한 것처럼 얘기하더니 막상 바깥에는 전혀 문제없는 사람들이 다수 생존해 마을을 이루고 있지 않나, 그 마을이 좀비떼가 득실거리는 바로 옆에 있는데도 서로 문제없이 지낸다는것도 웃겼고, 트리샤가 왜 미로에 들어왔는지를 1편에서는 분량상 미처 얘기하지 못한건줄 알았던 2편을 보니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것도 알게되서 벙쪘다. 진지해야 할 장면을 이상하게 연출해서 깨알같이 웃긴 장면도 있고, 자잘한것 까지 따지자면 아휴..

그러면서 이 영화만의 매력도 딱히 꼽을만한게 없다. 좀비 영화는 이미 많이 봤지 않나. 심지어 보는 내내 지루한 면도 있고 그래서 끝나고 나서는, 애초에 3부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전편만한 속편은 없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3편으로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면서 2편 하나로서의 완결성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는데, 전혀 공감을 못하겠다. 3편을 암시하는 크레딧 연출 센스가 멋지다는 얘기도 그 신경을 영화에 쓰라는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다.

이게 과연,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하나로 3편으로 가기위한 2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후하게 평하며 볼 사람이 있었을까 싶다. 1편에서와 달리 2, 3편은 ‘T.S. 나울린’이 혼자 각본을 쓴 모양인데, 설마 ‘각본 차이’인가 싶기도 하다. 영화는 1편에서도 좀 그랬지만, 2편에선 원작과 크게 달라졌다니 더 그렇다.

3편이 좋다면 2편도 다시 보게 되겠지만, 자칫 이대로 용두사미가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다. 무려 1년여나 미뤄져서 오는 11일에 3편이 개봉한다는데, 부디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