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다 히카(原田 ひ香)’의 ‘우선 이것부터 먹고(まずはこれ食べて)’는 뜻밖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일종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표지

‘그랜마’라는 이름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종의 직원 복지를 위해 가사 도우미를 들이게 되면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는 잔잔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일상물의 느낌을 풍긴다.

대중적이라 할 수 있는 직장인들의 애환이라든가 개인사 같은 것을 얘기하고, 때로는 오해나 갈등이 일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도 따끈하고 맛있는 식사와 함께 해소된다는 식의 흐름을 보여주기에 더 그렇다.

소설은 회사에 속한 사원들 각자의 사정과 생각들을 차례로 풀어내는 일종의 옴니버스식 구성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대학 동창들의 모임으로부터 시작했던 회사의 역사나 그 중심점같은 인물이었던 ‘가키에다’의 실종같은 문제를 언급하며 그는 왜 갑자기 사라졌으며 지금은 어디있는지를 궁금케하고, 가사 도우미 ‘가케이’의 비밀스러운 행동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이것들을 흥미로운 미스터리 요소로 제시하기도 한다.

가키에다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친구들을 통해서 조금씩 조각이 모여 맞춰지는 식으로 구성했는데, 그를 통해 그의 실종에 관한 비밀이 서서히 풀리게 되면서 이 평범해 보였던 일상 힐링물이 뜻밖의 이야기로 전환되게 만들었다.

이게 좀 의외다 싶으면서도 좋았던 건, 그것이 전혀 느닷없거나 황당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둘러둘러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충분히 그런 한 점의 결론으로 이어질법한 떡밥들을 잘 깔았다 할만해서 오히려 합당하게 느껴진다.

등장 인물들의 성장이랄까 깨달음 같은 걸 느낄 수 있게 한 전개나 깔끔한 이야기의 마무리도 좋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