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인문학’은 제목 처럼 명상에 대해 다루는 일종의 입문서이다.

김승호 - 명상 인문학

저자는 성급하게 명상은 어떤 자세를 취하고, 어떤 방법으로 하면 된다고 말하진 않는다. 대신 명상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얘기한다.

명상이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그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가.

이는 다르게 말하는 ‘도란 무엇인가’란 물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고전이나 불교의 경에 나온 말들을 인용하며 육체와 영혼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 후 명상이란 무엇이고 왜 하는 것인지를 말하며,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명상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얘기한다. 모양만 흉내내는 명상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통해 명상 뿐 아니라 도 사상에 대해서도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이게 의미가 있는게, 명상이란게 원래 이 사상에서 행하는 수행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위 뿐 아니라 사상을 안다는것도 중요하다.

도 사상은 일종의 종교와 같다. 그러므로 그걸 이해한다는건 거기서 얘기하는 세계관을 이해한다는 것과도 같다. 쉽게, 문학 작품으로 예를들자면 ‘설정’인 셈이다. 다만, 가상이나 창작이 아닌 현실 세계에 대해 다룬다는 점이 문학과 다르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좀 속된것일지는 모르겠으나, 도 사상에 대해 듣고 그걸 머릿속으로 다시 정리해보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이 세계관을 진지하게 다룬 문학작품이 있어도 재미있겠다고도 생각할 정도였다.

명상 방법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에선 방법을 설명하는 한편 잘못된 방법이라 생각하는 것들도 꼬집어 잘못된 명상을 하지 않도록 한게 좋았다. 예를들면, 복식호흡을 중시하는 것에 반대한 것이 그 하나다. 다만, 이런것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한데, 나로선 도 사상이나 명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므로 어떻게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책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꽤 어려운데, 이는 단순히 한자어나 전문어를 자주 써서 그런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 사상과 그 실천 방법의 하나를 다룬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쉽게 설명하는것 같지만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점도 있어서 때로는 문장이 바로 이해되지 않아 다시 읽고, 또 어떨땐 머릿속이 애매해져 앞을 다시 뒤적이기도 해야 했다. 이 책의 내용만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번은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외국어 직역체나 한국어 같지않은 어색한 문장이 꽤 많은것은 아쉬웠다. 그런것들이 있으면 묘하게 걸려서 읽다가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문장을 좀 더 다듬었으면 좋았겠다.